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신용등급이 높은 차입자의 대출금리가 신용도가 낮은 사람보다 오히려 높은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등급이 좋을수록 이자를 덜 낼 것이라는 사회통념과는 다르지만, 은행 대출담당자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6일 은행연합회의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금리 공시를 보면 기업은행은 신용등급이 1~3등급인 주택대출 차입자에게 적용하는 평균 대출금리가 연 3.11%인 반면, 7~10등급에 해당하는 차입자에게는 평균 연 3.07%의 이자를 받고 있다. 지난 2월에 취급한 대출 기준이다.

한국씨티은행도 1~3등급 차입자의 금리가 연 3.31%로 7~10등급 차입자의 금리(연 3.30%)보다 높았다. 수협은행 경남은행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들은 공통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할 때 담보물의 상태를 가장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리를 결정하는 데 신용등급보다 △대출금액 규모 △기간 △변동금리 여부 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주택담보대출 시 차입자의 신용등급은 거의 반영되지 않거나 아예 보지 않는다”며 “신용등급보다는 급여이체 혹은 신용카드 사용액 등과 같은 거래실적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