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막오른 동양시멘트 인수전…라파즈한라·삼표 '출사표', 한일·아세아 '눈독'
마켓인사이트 4월6일 오전 10시17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 동양시멘트 매각이 공식 시작됐다. 동양시멘트 대주주인 (주)동양은 법원의 허가를 얻어 6일 동양시멘트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회계법인과 증권사들에 보냈다.

시멘트 업계 4위 라파즈한라와 레미콘 업계 2위 삼표가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라파즈한라와 삼표는 각각 영국계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즈캐피털과 산업은행을 자문사로 내정하고 인수전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3위 한일시멘트와 7위 아세아시멘트도 인수자문사 선정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켓인사이트] 막오른 동양시멘트 인수전…라파즈한라·삼표 '출사표', 한일·아세아 '눈독'
○라파즈한라, 삼표 등 ‘출사표’

동양시멘트는 시장점유율 12.8%로 국내 2위 시멘트 회사다. 라파즈한라나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이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1위인 쌍용양회(시장점유율 22%)를 위협하게 된다.

레미콘 업계 1위인 유진기업과 대형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도 인수후보로 꼽힌다. 레미콘 회사 입장에선 대형 시멘트 회사를 인수하면 가격협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한앤컴퍼니는 대한시멘트 등 시멘트 회사를 인수한 경험이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기업 인수전에서 매각주관사도 정해지기 전에 인수후보들이 인수자문사를 정하는 건 흔치 않은 경우”라며 “그만큼 후보들의 인수 의지가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시멘트 회사인 쌍용양회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동양시멘트 인수전을 달아오르게 하는 요인 으로 꼽힌다. 최대주주인 채권단이 보유지분(47.83%)을 공개매각하려 했지만 2대 주주이자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이를 사들이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동양시멘트는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2013년 10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지난 6일 1년 반 만에 졸업했다. (주)동양과 동양인터내셔널이 각각 지분 55%와 19.1%를 갖고 있다. 매각가격은 매각구조에 따라 4000억~6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동양시멘트 매각 작업 공식화

(주)동양은 오는 13일까지 RFP를 접수해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뒤 매도자 실사를 거쳐 내달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다. 매각주관사는 최근 매각(인수합병) 자문 실적뿐만 아니라 (주)동양과 동양시멘트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를 고려해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RFP에 따르면 동양시멘트에 대한 (주)동양(55%)과 동양인터내셔널 지분(19.1%)을 각각 팔 수도 있고, 묶어서 매각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동양시멘트 매각 방식은 주관사 결정에 달렸다는 평가다. RFP를 받은 IB업계 관계자는 “법원과 회사, 채권자 간 입장이 달라 어떤 방식으로 매각 계획을 짤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대규/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