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비정규직 사원에게 최저임금보다 훨씬 높은 보수를 주기로 해 관심이다. 한국경제신문 보도(4월6일자 A31면)에 따르면 이케아는 지난달 31일 레스토랑 업무를 보조할 단기계약직 채용공고를 내면서 시급을 1만원으로 제시, 지원자들이 대거 몰리며 모집을 순식간에 마감했다고 한다. 시급 1만원이면 최저임금(5580원)의 1.8배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다른 외국업체보다도 훨씬 높다. 반향이 컸던 것은 당연하다. 이 회사는 지난달에도 시급 1만원에 물류팀 단기계약직을 뽑았다고 한다.

우리가 더욱 주목하는 것은 이케아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해 똑같은 임금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당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풀타임 정규직, 주당 15~39시간 일하는 시간제 정규직, 이번처럼 필요할 때마다 통상 1개월 이내 기간 채용하는 단기계약직 모두 최저 시급 9200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 같은 시급을 정규 시간 연봉으로 환산하면 1840만원이다. 이케아가 비정규직에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은 임금차별을 하지 않기 때문이고, 이는 정규직 임금이 높지 않기에 가능한 얘기다.

국내 다른 기업과는 너무도 대조된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정규직의 64.3%(2014년) 수준이다. 2010년(62.5%)보다 조금 나아진 게 이 정도다. 월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하면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55.8%로 더 떨어진다. 이런 비정규직의 임금차별은 무엇보다 정규직의 고임금에 따른 결과다. 어지간한 대기업의 정규직 평균연봉이 1억원 안팎이다. 비정규직 임금이 이런 고임금을 따라갈 수 없으니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다.

지금의 임금구조 하에서 비정규직은 ‘어둠의 자식’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렇지만 노동단체들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자고 말만 할 뿐, 정작 노동개혁에 대해선 소위 5대 불가사항이라며 논의조차 거부하고 있다. 정규직 과보호를 그대로 두고서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못 고친다. 기득권은 비정규직과 청년들에게 고통만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