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행 삼광글라스 사장은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년째 정체에 빠진 매출을 3년 안에 5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인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삼광글라스 제공
이도행 삼광글라스 사장은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년째 정체에 빠진 매출을 3년 안에 5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인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삼광글라스 제공
“매출이 3000억원을 넘지 못하고 정체돼 있지만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내수시장 확대로 3년 안에 5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이도행 삼광글라스 사장은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글라스락 출시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제2의 도약을 위한 승부수를 던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광글라스는 유리 식기 ‘글라스락’과 유리병, 캔 등을 생산하는 국내 2위 주방용품 업체다.

◆내수시장에서 신규 수요 창출

이 사장은 매출 정체 원인으로 “10년 동안 글라스락을 3억개 팔았으니 ‘그만하면 됐다’고 자만했고 ‘국내시장은 포화상태’라고 지레짐작해 적극적으로 덤비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밀폐용기를 보관하는 냉장고 크기가 점점 커지고 냉장고를 두 개 이상 구입하는 가정도 늘어나는 등 관련 분야가 커지고 있는 데도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글라스락, 해외 공략 본격화…3년內 매출 5000억 달성
그는 “밀폐용기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600억원대 규모의 국내 유리 밀폐용기시장의 ‘파이’를 1000억원대로 키우고 향후에는 이를 4~5배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구성이 더 높으며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내놓고, 해외 브랜드도 들여올 계획이다. 소재와 제품 부문에서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국내 유리 밀폐용기시장에서 삼광글라스 점유율은 80% 정도다.

◆해외 신흥국가 개척 나서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동남아와 인도, 남미, 중동 등 신흥시장이 주요 대상이다. 이 사장은 “사실 그동안 해외영업을 소극적으로 해왔다”며 “지난해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인원을 늘린 뒤 30대 초반의 팀장들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 시장은 기존엔 현지 업체에 판매를 맡겼으나 지난해 말부터 직접 유통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중국 최대 홈쇼핑인 CJ동방홈쇼핑에 입점한다”며 “밀폐용기 부문에서 락앤락이 빠지고 대신 들어가게 됐다”고 소개했다. 삼광글라스는 신흥시장 진출을 통해 세계 유리 밀폐용기시장에서 20%대에 머물러 있는 점유율을 3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업체가 우리 경쟁 상대”

국내 1위 주방용품 업체인 락앤락에 대해 “락앤락은 우리가 ‘벤치마킹’을 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회사”라고 전제한 뒤 “락앤락과 우리는 가는 길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락앤락이 유통에 주력하는 반면 삼광글라스는 제조를 기반으로 한 회사”라고 차별화했다. 두 회사는 소재의 친환경성, 허위·과장 광고 여부, 상표권 등으로 분쟁을 벌였다.

그는 “우리의 경쟁 상대는 글로벌 브랜드인 미국의 파이렉스(코닝의 유리제품)”라며 “새로운 소재산업에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이 지난달 주주종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삼광글라스는 이복영 회장과 이 사장 공동대표 체제가 됐다. 고려대 화학과를 나온 이 사장은 모기업인 OCI를 거쳐 2009년 삼광글라스에 합류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