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용사·현역군인·곰신·부모님까지 감독·배우로…대한민국 국군 29초 영화제, 국민 영화제로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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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뭉클한 청춘들의 꿈과 도전
강한 국군 그린 작품 쏟아져
군부대간 '추천수 경쟁 전투' 치열
영화제 게시판에 응원 글도 이어져
강한 국군 그린 작품 쏟아져
군부대간 '추천수 경쟁 전투' 치열
영화제 게시판에 응원 글도 이어져
빨래를 널 때도, 걸레로 식탁을 훔치면서도 어머니는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군에 간 아들의 첫 전화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아들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은 어머니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는다.
국방부와 한국경제신문이 현역 군인을 비롯한 온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 중인 대한민국 국군 29초 영화제 홈페이지(www.29sfilm.com)에 올라온 강현우 감독(일반부)의 ‘대한민국 군인은 우리 아들입니다’의 한 장면이다. “아들, 밥은 잘 먹고 있지?”라고 묻는 어머니에게 모든 군인은 ‘아들’이다. 하나뿐인 아들을 군에 보내고 60만명의 아들을 얻었다.
지난 3월6일 ‘대한민국 군인은 OOO이다’는 주제로 시작한 국군 29초 영화제가 오는 10일 밤 12시로 예정된 출품 마감을 앞두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역 군인과 예비역, 곰신(고무신·군인의 애인),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친척·친구 등 아마추어 감독들이 숨겨진 재능과 창의력을 맘껏 발휘했다. 주연 배우로 출연한 6·25 참전용사들은 나라 사랑과 희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참신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출품작이 많다”며 “29초 영화제로 우리 국군의 사기가 크게 진작되고 국민과 마음을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모에게 군인이 ‘내 새끼’(한정화 감독)라면, 현역들에겐 ‘도전’(안정현 감독)이자 인생의 ‘레벨 업’(김훈재 감독)을 할 수 있는 시기다. 전역 후 군대 시절은 나를 ‘멋진 사나이’(정의광 감독)로 만들어준 때로 기억된다. 정 감독이 표현한 예비역은 자동차가 고장나도 쉽게 고치고 사격장에선 만점을 기록해 여자친구에게 인형을 선물하며 가방에 넣을 짐도 손쉽게 정리하는 만능 재주꾼이다. ‘현역 곰신’도 영화를 만들었다. 남자친구를 공군에 보냈다는 정숙현 감독은 ‘대한민국 군인은 고무신 편이다’에서 친구들이 곰신을 ‘3대 호구(이용을 잘 당하는 사람)’ 중 하나라며 얼른 헤어지라고 권유하는데도 군인 남자친구의 전화를 반갑게 받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정씨는 “곰신 입장에서 영화를 만들어볼 기회가 있어서 참 좋았다”고 했다.
일선 군부대 간 ‘추천수 경쟁 전투’도 치열하다.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본부대에서 일병으로 복무 중인 안정현 감독은 ‘대한민국 군인은 도전이다’에서 처음 입대한 뒤 서툴렀지만 끊임없는 도전으로 성숙한 군 장병이 되는 모습을 담아 추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작품에는 360개가 넘는 응원 댓글이 달렸다. 영화에 참여한 노성진 일병은 “아버지, 어머니, 친구들에게 제가 군 생활을 보람차게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다”고 했다. ‘군대는 그리움이다’가 그 뒤를 추격 중이다. 1사단 58포병대대에서 근무 중인 이윤재 감독(일병)은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혼난 뒤 군 시절 찍은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회사원을 그렸다.
고등학생들도 군인에 대한 생각을 풀어냈다. 성미정 감독(목동고)은 시험에서 1등급 성적표를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청년이 징병 신체검사에서 1등급을 받고 희망을 꿈꾸는 모습을 연출했다. 천준호 감독(서울영상고)은 자신을 불태워 나라를 지켜내는 ‘타오르는 연탄’으로 대한민국 군인을 묘사했다.
영화제 게시판에는 온 국민이 국군을 응원하자는 행사 취지에 공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노인국 씨는 “우리 아들들이 국군 29초 영화제에 참여하면서 더 즐겁고 행복하게 국가를 위해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온 국민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됐다”고 썼다.
최승욱 선임기자/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
국방부와 한국경제신문이 현역 군인을 비롯한 온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 중인 대한민국 국군 29초 영화제 홈페이지(www.29sfilm.com)에 올라온 강현우 감독(일반부)의 ‘대한민국 군인은 우리 아들입니다’의 한 장면이다. “아들, 밥은 잘 먹고 있지?”라고 묻는 어머니에게 모든 군인은 ‘아들’이다. 하나뿐인 아들을 군에 보내고 60만명의 아들을 얻었다.
지난 3월6일 ‘대한민국 군인은 OOO이다’는 주제로 시작한 국군 29초 영화제가 오는 10일 밤 12시로 예정된 출품 마감을 앞두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역 군인과 예비역, 곰신(고무신·군인의 애인),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친척·친구 등 아마추어 감독들이 숨겨진 재능과 창의력을 맘껏 발휘했다. 주연 배우로 출연한 6·25 참전용사들은 나라 사랑과 희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참신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출품작이 많다”며 “29초 영화제로 우리 국군의 사기가 크게 진작되고 국민과 마음을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모에게 군인이 ‘내 새끼’(한정화 감독)라면, 현역들에겐 ‘도전’(안정현 감독)이자 인생의 ‘레벨 업’(김훈재 감독)을 할 수 있는 시기다. 전역 후 군대 시절은 나를 ‘멋진 사나이’(정의광 감독)로 만들어준 때로 기억된다. 정 감독이 표현한 예비역은 자동차가 고장나도 쉽게 고치고 사격장에선 만점을 기록해 여자친구에게 인형을 선물하며 가방에 넣을 짐도 손쉽게 정리하는 만능 재주꾼이다. ‘현역 곰신’도 영화를 만들었다. 남자친구를 공군에 보냈다는 정숙현 감독은 ‘대한민국 군인은 고무신 편이다’에서 친구들이 곰신을 ‘3대 호구(이용을 잘 당하는 사람)’ 중 하나라며 얼른 헤어지라고 권유하는데도 군인 남자친구의 전화를 반갑게 받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정씨는 “곰신 입장에서 영화를 만들어볼 기회가 있어서 참 좋았다”고 했다.
일선 군부대 간 ‘추천수 경쟁 전투’도 치열하다.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본부대에서 일병으로 복무 중인 안정현 감독은 ‘대한민국 군인은 도전이다’에서 처음 입대한 뒤 서툴렀지만 끊임없는 도전으로 성숙한 군 장병이 되는 모습을 담아 추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작품에는 360개가 넘는 응원 댓글이 달렸다. 영화에 참여한 노성진 일병은 “아버지, 어머니, 친구들에게 제가 군 생활을 보람차게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다”고 했다. ‘군대는 그리움이다’가 그 뒤를 추격 중이다. 1사단 58포병대대에서 근무 중인 이윤재 감독(일병)은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혼난 뒤 군 시절 찍은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회사원을 그렸다.
고등학생들도 군인에 대한 생각을 풀어냈다. 성미정 감독(목동고)은 시험에서 1등급 성적표를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청년이 징병 신체검사에서 1등급을 받고 희망을 꿈꾸는 모습을 연출했다. 천준호 감독(서울영상고)은 자신을 불태워 나라를 지켜내는 ‘타오르는 연탄’으로 대한민국 군인을 묘사했다.
영화제 게시판에는 온 국민이 국군을 응원하자는 행사 취지에 공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노인국 씨는 “우리 아들들이 국군 29초 영화제에 참여하면서 더 즐겁고 행복하게 국가를 위해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온 국민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됐다”고 썼다.
최승욱 선임기자/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