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최근 기가 인터넷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본격적인 속도 경쟁에 돌입했다. 이들 가운데 기가 인터넷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KT는 지난달 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관련 상품을 선보인 지 4개월 만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황창규 KT 회장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있다. 황 회장은 작년 취임 이후 기가급 인터넷망으로 연결된 편리한 세상을 뜻하는 ‘기가토피아(GIGAtopia)’를 회사의 주된 비전으로 제시했다. 황 회장은 당시 “현재 광랜 속도보다 최대 10배 빠른 유선 인프라, 기존보다 3배 빠른 광대역 4세대 이동통신(LTE) 무선 인프라를 융합한 기가토피아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가 인터넷 시장 선점 경쟁이 뜨겁다. KT는 최근 업계 최초로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했다. KT 제공
기가 인터넷 시장 선점 경쟁이 뜨겁다. KT는 최근 업계 최초로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했다. KT 제공
◆KT, 가입자 20만 첫 돌파

KT의 기가 인터넷 상품인 ‘올레 기가 인터넷’은 두 가지 종류다. 하나는 다운로드 속도가 500메가급인 ‘기가 인터넷 콤팩트’로 3년 약정에 월 요금 3만원(부가세 별도)이다. 다운로드 속도가 1기가급인 ‘기가 인터넷’은 3년 약정에 3만5000원이다. 인터넷TV(IPTV)인 ‘올레tv’나 휴대전화 요금제인 ‘LTE뭉치면올레2’ 등과 결합할 경우 회선당 5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하루 사용량 100GB를 초과하면 이후부터 당일에 한해 속도가 100Mbps로 떨어진다. KT는 최근 최고 867Mbps 속도의 ‘기가 와이파이(WIFI) 홈’ 서비스도 출시했다. 일반 와이파이의 3배, LTE 대비 12배 빠르다. 올레 기가 인터넷에 월 3000원만 추가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TV·전화와 결합하면 저렴

[빠른 인터넷] 통신3사, 본격 속도 경쟁…기가 인터넷에서 비전 찾는다
SK브로드밴드도 KT에 이어 지난해 10월 말 기가 인터넷 상품을 출시했다. 이에 앞서 SK브로드밴드는 8월에 서울 강남구청과 손잡고 ‘기가시티’ 시범사업을 추진해 강남구 내 공동주택과 일반주택 및 테헤란로 일대에 기가 인터넷 망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의 상품 역시 속도에 따라 ‘B 기가 인터넷’(1기가급)과 ‘B 기가 인터넷 라이트’(500메가급)로 나뉜다. 3년 약정에 각각 월 3만5000원, 3만원의 요금이 책정돼 있다. ‘B 기가 와이파이’(300메가급)는 월 1500원이다. B전화 및 Btv와 결합 시 월 2000~5000원 할인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작년 11월 관련 상품을 출시해 기가 인터넷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LG유플러스도 KT나 SK브로드밴드와 마찬가지로 속도에 따라 1기가급의 ‘U+광(光)기가’와 500메가급의 ‘U+광기가 슬림’으로 차별화했다. 가격은 3년 약정 기준(부가세 별도)으로 월 3만3000원과 2만8000원에 각각 제공된다. U+광기가 와이파이도 월 1500원을 추가하면 서비스가 가능하다. 광기가 인터넷과 IPTV(U+tv G) 또는 070인터넷전화를 함께 이용할 경우 월 3000원의 결합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서비스 가능 지역부터 확인

기가 인터넷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서비스가 제공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각 이동통신 회사의 기가 인터넷 커버리지는 △KT 49% △SK브로드밴드 28% △LG유플러스 12% 등으로 집계됐다. 현재로선 통신사나 지역에 따라 가입이 어려운 곳도 존재한다는 얘기다. 현재 통신 3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주소만 입력하면 설치 가능 여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가 인터넷 속도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접속하는 기기도 기가비트를 지원해야 한다. 2010년 이후 출시된 PC에 내장된 랜카드는 대부분 기가비트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별 문제가 없다. 다만 구형 PC라면 이를 지원하는 랜카드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