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에운트죄네] '시계 장인' 키워내는 워치메이킹 스쿨…명품 만드는 기술력 '샘터'
독일 궁정 소속 시계 장인이던 페르디난드 아돌프 랑에는 1845년 작센주의 드레스덴에서 랑에운트죄네를 만들었다. 이후 랑에운트죄네의 고급 회중시계는 전 세계 시계 애호가들이 가장 탐내는 제품이 됐다. 랑에운트죄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잠시 명맥이 끊겼다가 창업자의 증손자인 발터 랑에에 의해 1990년 재건됐다. 랑에운트죄네는 매년 골드·플래티넘 등 고급 소재로만 몇천 점의 제품을 한정적으로 만든다. 170년 동안 응집한 기술력을 활용해 최초로 대형 날짜창을 넣은 ‘랑에1’, 점핑 플레이트를 넣은 ‘자이트베르크’ 등 혁신적인 제품을 내놨다.

[랑에운트죄네] '시계 장인' 키워내는 워치메이킹 스쿨…명품 만드는 기술력 '샘터'
예비 장인을 육성하려고 1997년 설립한 랑에운트죄네의 워치메이킹 스쿨(시계제조 학교)은 이 브랜드의 기술력이 어디에서 오는지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페르디난드 아돌프 랑에가 원래 미장 기술자, 채석장 노동자였던 어린 견습생 15명을 훌륭한 시계 장인으로 훈련시켰던 점을 고려해 만든 곳이다.

이곳에서는 그동안 100여명의 견습생, 한 명의 인그레이빙 전문가, 7명의 공구 제작 전문가 등 110여명이 견습 과정을 완료했다. 교육 과정은 3년이다. 견습생들은 실험실용 가운을 착용한 채 알람 괘종 회중시계 등 다양한 기계식 무브먼트(시계 동력장치)를 조립·수리하는 방법을 배운다. 마지막 단계에는 기계식 손목시계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 종합적성검사, 종합시험을 통과한 뒤 2급 이상을 받으면 랑에운트죄네에 정식 채용된다.

대부분 독일 시계 기업들이 적합한 견습생을 발탁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지난해 8월에도 랑에운트죄네의 워치메이킹 스쿨에는 견습생 20명이 들어왔다. 성별로는 남성 6명, 여성 14명이었다. 신입생이 들어오기 한 달 전에는 7명의 견습생이 졸업했다. 이들은 졸업과 동시에 본격적인 실무 실습에 투입됐다.

티노 보베 랑에운트죄네 매뉴팩처 디렉터는 “견습은 배움의 과정 중 첫 단계에 불과하다”며 “인내와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갖춘 직원은 동일한 훈련 과정의 동료가 5년 후 도달할 역량을 불과 1년 정도에 달성한다”고 설명했다.

빌헬름 슈미트 랑에운트죄네 최고경영자(CEO)는 “복잡한 시계를 만들려면 반드시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며 “자체 교육 과정을 통해 견습생들에게 최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랑에운트죄네는 최근 올해 견습 과정에 대한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1차 적성검사는 11월에 한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