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산 "밥캣, 5년내 미국 상장 못하면 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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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파격조건 내건 프리-IPO
연 6% 현금 배당 보장 등 미국 상장 전 8000억 유치 승부수
밥캣 상장 땐 재무구조 개선
"현재까지 6000억 모아…이르면 내달 중 사모펀드 조성"
파격조건 내건 프리-IPO
연 6% 현금 배당 보장 등 미국 상장 전 8000억 유치 승부수
밥캣 상장 땐 재무구조 개선
"현재까지 6000억 모아…이르면 내달 중 사모펀드 조성"
▶마켓인사이트 4월8일 오후 4시41분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의 미국 건설장비 자회사인 밥캣에 총 8000억원의 외부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밥캣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를 유치한 뒤 이 회사를 5년 내 상장하지 못할 경우 투자 지분을 되사주거나 밥캣을 팔아 투자금을 돌려준다는 조건을 내건 것. 구조조정에 무엇보다 ‘스피드’를 중시하는 두산 특유의 과감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통매각 불사’ 승부수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한화자산운용 등을 통해 밥캣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위한 투자안내서(IM)를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에 발송했다. 프리IPO는 상장까지 일정 기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될 때 투자자들에 상장을 약속하고 미리 지분 투자를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밥캣은 두산그룹이 지분 100%를 소유한 미국의 건설장비회사다. 지난해 매출 3조7387억원, 영업이익 3220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다.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영업이익 비중의 70%를 웃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4년 말 연결기준으로 순차입금이 5조2243억원, 부채비율은 263.6%로 재무적으로 불안한 상태다.
계획안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 등은 이르면 다음달 중 밥캣의 지주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DIBH)가 발행하는 전환우선주(CPS) 신주에 투자하는 총 8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결성할 계획이다. CPS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이 신주를 발행하면 DIBH 지분(100%)에 대해 유상감자를 실시해 7700억원을 회수할 계획이다. PEF가 8000억원을 밥캣에 투자하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가운데 7700억원을 받는 구조다. 신주 발행과 유상감자 후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율은 72%, PEF는 28%가 된다. DIBH가 매년 투자자들에 약 6%의 현금 배당을 하겠다는 방안도 계획안에 포함시켰다.
투자금 회수 조건도 과감하게 걸었다. 내년 초에서 2018년 사이 미국 등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되 5년 내 상장에 실패하면 투자자들의 투자 원금에 기준 수익률을 붙여 지분을 되사주기로 했다. 만약 이 방안이 실패하면 DIBH의 미국 자회사인 DII와 유럽 자회사인 DHEL을 매각키로 했다. 사실상 밥캣 전체를 팔아서라도 원금과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6000억원 이미 유치”
두산인프라코어의 투자 유치 작업은 순조로운 편이다. 한 기관투자가가 1000억원대 투자를 결정하는 등 현재까지 총 6000억원의 투자금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한화자산운용으로 옮긴 손영민 PE운용팀 상무가 자금 유치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두산 측은 이변이 없는 한 늦어도 6월 초에는 8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재무 위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전망이다. 교보증권은 밥캣이 상장되면 두산인프라코어가 세후 850억원 규모의 연간 이자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민연금을 비롯해 일부 기관투자가는 투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의 건설 자회사인 DICC에 대해 진행한 프리IPO가 기관투자가들에 손실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두산은 DICC를 중국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건설경기 악화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실패했다. 시장 관계자는 “밥캣이 두산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데다 미국 건설경기도 나쁘지 않아 DICC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의 미국 건설장비 자회사인 밥캣에 총 8000억원의 외부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밥캣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를 유치한 뒤 이 회사를 5년 내 상장하지 못할 경우 투자 지분을 되사주거나 밥캣을 팔아 투자금을 돌려준다는 조건을 내건 것. 구조조정에 무엇보다 ‘스피드’를 중시하는 두산 특유의 과감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통매각 불사’ 승부수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한화자산운용 등을 통해 밥캣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위한 투자안내서(IM)를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에 발송했다. 프리IPO는 상장까지 일정 기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될 때 투자자들에 상장을 약속하고 미리 지분 투자를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밥캣은 두산그룹이 지분 100%를 소유한 미국의 건설장비회사다. 지난해 매출 3조7387억원, 영업이익 3220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다.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영업이익 비중의 70%를 웃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4년 말 연결기준으로 순차입금이 5조2243억원, 부채비율은 263.6%로 재무적으로 불안한 상태다.
계획안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 등은 이르면 다음달 중 밥캣의 지주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DIBH)가 발행하는 전환우선주(CPS) 신주에 투자하는 총 8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결성할 계획이다. CPS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이 신주를 발행하면 DIBH 지분(100%)에 대해 유상감자를 실시해 7700억원을 회수할 계획이다. PEF가 8000억원을 밥캣에 투자하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가운데 7700억원을 받는 구조다. 신주 발행과 유상감자 후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율은 72%, PEF는 28%가 된다. DIBH가 매년 투자자들에 약 6%의 현금 배당을 하겠다는 방안도 계획안에 포함시켰다.
투자금 회수 조건도 과감하게 걸었다. 내년 초에서 2018년 사이 미국 등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되 5년 내 상장에 실패하면 투자자들의 투자 원금에 기준 수익률을 붙여 지분을 되사주기로 했다. 만약 이 방안이 실패하면 DIBH의 미국 자회사인 DII와 유럽 자회사인 DHEL을 매각키로 했다. 사실상 밥캣 전체를 팔아서라도 원금과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6000억원 이미 유치”
두산인프라코어의 투자 유치 작업은 순조로운 편이다. 한 기관투자가가 1000억원대 투자를 결정하는 등 현재까지 총 6000억원의 투자금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한화자산운용으로 옮긴 손영민 PE운용팀 상무가 자금 유치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두산 측은 이변이 없는 한 늦어도 6월 초에는 8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재무 위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전망이다. 교보증권은 밥캣이 상장되면 두산인프라코어가 세후 850억원 규모의 연간 이자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민연금을 비롯해 일부 기관투자가는 투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의 건설 자회사인 DICC에 대해 진행한 프리IPO가 기관투자가들에 손실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두산은 DICC를 중국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건설경기 악화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실패했다. 시장 관계자는 “밥캣이 두산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데다 미국 건설경기도 나쁘지 않아 DICC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