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합병…철강 '글로벌 10위권'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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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법인 자산 31조
하이스코 해외 공장 통합…수익성 높은 강관사업 추가
7월1일 합병절차 마무리…'MK식 성장전략' 가속도
하이스코 해외 공장 통합…수익성 높은 강관사업 추가
7월1일 합병절차 마무리…'MK식 성장전략' 가속도
현대제철이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를 흡수 합병한다. 현대제철은 8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하이스코 합병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병이 완료되면 현대제철은 자산 31조원, 매출 20조원 규모의 거대 철강회사로 재탄생한다.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52조6000억원, 매출은 29조2000억원이다.
현대제철은 다음달 28일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7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로의 위상을 굳히면서 ‘쇳물부터 완성차까지’로 이어지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의 오랜 구상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세계 10위권 철강사 탄생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 비율은 1 대 0.8577이다. 현대제철이 신주를 발행해 현대하이스코 주주에게 1주당 0.8577주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합병이 진행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현대제철 7만2100원, 현대하이스코가 6만3522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번 합병은 현대제철이 존속법인이 돼 소멸법인인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양사 최대주주가 모두 기아차와 현대차인 만큼 합병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의 철강 부문은 원래 현대제철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 열연강판을 만들면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가공해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제조하는 이원 체제였다.
현대제철은 2013년 12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 사업 부문을 합병하면서 쇳물부터 열연 냉연강판으로 이어지는 생산공정을 일원화했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해외 사업 역량을 대폭 강화하게 됐다.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9개국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공장 인근에 냉연강판을 가공하는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운영 중이다.
현대제철(옛 인천제철)은 고철인 철스크랩에 전기로 열을 가해 철근 등을 생산하는 전기로 제철소로 출발했다.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 당진제철소에 1~3기 용광로를 건설하면서 일관제철소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하이스코의 SSC와 강관 부문까지 흡수하면서 철강 제조 전 공정을 아우르는 종합 일관제철소로 거듭나게 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해외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게 됐고, 자동차 강판만 팔았던 SSC는 후판이나 H형강까지 판매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몽구식 ‘몸집 불리기’ 지속
이번 합병 시너지는 해외영업과 수익성 부문에서 두드러질 전망이다. 현대하이스코의 SSC부문 연 매출은 2조8000억원, 강관 부문은 1조3000억원 규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강관 사업 부문을 현대제철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자동차 강판 기술과 품질 관리 능력이 강화되는 만큼 철강산업 불황을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제철이 합병 후 현대하이스코의 현금성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금운용에도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현대하이스코가 보유한 현금(단기보유상품 포함)은 2714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과감한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로 ‘몸집 키우기’에 집중했다. 업계에서 ‘정몽구 회장식 현대차 성장 전략’이 현대제철로 그대로 녹아들었다는 평가를 내놓는 이유다.
현대제철은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 7개월 만에 열연강판 상업생산에 들어갔고, 일관제철소 기공식을 연 지 4년 만인 2010년 1월 일관제철소 1고로에 불을 지폈다.
자동차용 강판 사업 강화를 위해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을 가져온 직후 당진 제철소 내 특수강공장과 두 번째 용융아연도금라인 건설에 들어갔다.
올초 동부특수강을 인수해 현대종합특수강을 출범시킨 데 이어 단조전문업체인 SPP율촌에너지를 약 110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병을 통해 원가 절감 효과와 영업망 확충, 재무구조 개선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현재 주가 수준도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보다 높아 현 주가 수준이 유지된다면 무난한 합병 승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합병 소식에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주가는 각각 6.06%, 8.16% 올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합병이 완료되면 현대제철은 자산 31조원, 매출 20조원 규모의 거대 철강회사로 재탄생한다.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52조6000억원, 매출은 29조2000억원이다.
현대제철은 다음달 28일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7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로의 위상을 굳히면서 ‘쇳물부터 완성차까지’로 이어지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의 오랜 구상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세계 10위권 철강사 탄생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 비율은 1 대 0.8577이다. 현대제철이 신주를 발행해 현대하이스코 주주에게 1주당 0.8577주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합병이 진행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현대제철 7만2100원, 현대하이스코가 6만3522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번 합병은 현대제철이 존속법인이 돼 소멸법인인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양사 최대주주가 모두 기아차와 현대차인 만큼 합병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의 철강 부문은 원래 현대제철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 열연강판을 만들면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가공해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제조하는 이원 체제였다.
현대제철은 2013년 12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 사업 부문을 합병하면서 쇳물부터 열연 냉연강판으로 이어지는 생산공정을 일원화했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해외 사업 역량을 대폭 강화하게 됐다.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9개국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공장 인근에 냉연강판을 가공하는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운영 중이다.
현대제철(옛 인천제철)은 고철인 철스크랩에 전기로 열을 가해 철근 등을 생산하는 전기로 제철소로 출발했다.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 당진제철소에 1~3기 용광로를 건설하면서 일관제철소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하이스코의 SSC와 강관 부문까지 흡수하면서 철강 제조 전 공정을 아우르는 종합 일관제철소로 거듭나게 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해외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게 됐고, 자동차 강판만 팔았던 SSC는 후판이나 H형강까지 판매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몽구식 ‘몸집 불리기’ 지속
이번 합병 시너지는 해외영업과 수익성 부문에서 두드러질 전망이다. 현대하이스코의 SSC부문 연 매출은 2조8000억원, 강관 부문은 1조3000억원 규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강관 사업 부문을 현대제철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자동차 강판 기술과 품질 관리 능력이 강화되는 만큼 철강산업 불황을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제철이 합병 후 현대하이스코의 현금성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금운용에도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현대하이스코가 보유한 현금(단기보유상품 포함)은 2714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과감한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로 ‘몸집 키우기’에 집중했다. 업계에서 ‘정몽구 회장식 현대차 성장 전략’이 현대제철로 그대로 녹아들었다는 평가를 내놓는 이유다.
현대제철은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 7개월 만에 열연강판 상업생산에 들어갔고, 일관제철소 기공식을 연 지 4년 만인 2010년 1월 일관제철소 1고로에 불을 지폈다.
자동차용 강판 사업 강화를 위해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을 가져온 직후 당진 제철소 내 특수강공장과 두 번째 용융아연도금라인 건설에 들어갔다.
올초 동부특수강을 인수해 현대종합특수강을 출범시킨 데 이어 단조전문업체인 SPP율촌에너지를 약 110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병을 통해 원가 절감 효과와 영업망 확충, 재무구조 개선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현재 주가 수준도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보다 높아 현 주가 수준이 유지된다면 무난한 합병 승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합병 소식에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주가는 각각 6.06%, 8.16% 올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