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책임연구원
이승훈 책임연구원
시속 250㎞의 고속 열차를 도입해 약 2시간30분 만에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려는 시도에 대해 테슬라 대표(CEO) 엘론 머스크는 이동 시간을 35분으로 줄일 수 있는 ‘하이퍼루프(Hyperloop)’라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10X is easier than 10%’. 어떤 문제에 대해 기존의 시도들을 반복하며 점진적인 노력으로 10%의 발전을 얻기보다는 새롭게 문제를 인식해 전혀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들과 혁신적인 도전으로 10배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때로는 더 쉽다는 의미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을 이끌어 오고 있는 주요 기업들은 불가능해 보이는 혁신적인 문제에 도전하거나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들은 마치 달에 우주선을 처음 쏘아올렸을 때처럼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문제에 도전하는 사고 체계인 ‘문샷싱킹(Moonshot Thinking)’을 강조하며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기업들의 이런 혁신적 도전의 움직임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이들은 전혀 새로운 문제를 발견해 정의하고 도전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구글은 지난 1월 인공 합성 피부를 개발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명 연장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체내에 나노 입자를 투여해 암과 같은 질병 발생을 감지하고 진단 정보를 시계·밴드와 같은 웨어러블로 전송하기 위한 첫 단계다.

테슬라와 민간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를 통해 혁신의 아이콘이 된 머스크는 인류의 식량난, 자원의 제약이라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화성 식민지를 건설하려 한다. 이런 계획을 발표한 뒤 그는 스페이스X를 통해 2006년 팰콘1(Falcon1) 로켓 발사를 시작했다. 현재는 NASA의 주요 우주 탐사 프로젝트를 수주해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실제로 실현시키기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둘째, 이들 기업은 기존의 해결책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기존 고속열차 건설보다 이동 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시키면서도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이는 하이퍼루프를 제안한 머스크의 시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13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지난 3월 영국의 무인 항공기 개발 기업인 어센타를 인수했다. 항공기를 통해 전 세계에 지리적으로 고립되고 낙후된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터넷 연결을 제공하려 한다. 그동안 다양한 기업, 단체들이 통신 인프라 설치 비용을 낮추거나 무선 인터넷 기술을 응용해 통신 가능 영역을 확대하려는 노력에 대해 페이스북은 기존의 방법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터넷 보급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은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도전적이며 급진적인 사고를 한다. 이들은 문제를 접근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방법에 얽매이지 않고 점진적인 개선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 기업은 매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을 통한 문제 해결을 시도한다. 그동안 기업들의 기술 개발은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며 독자적으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해결하려는 문제가 점차 커지고 도전적일수록 혼자만의 힘으로는 혁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은 문제를 공개하고 다양한 구성원들과 협업한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즉각적으로 실행하고 구현한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랜 시간 토론하거나 비판하기보다는 긍정적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빠르게 실행에 옮긴다. 앞서 예를 든 주요 혁신 기업들의 문제 해결 과정을 보면 초기 아이디어가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실패하기 위해 도전한다’라는 기본 사상을 가지고 도전한다. 제안된 아이디어를 빠른 시간에 실제 구현하고 이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생각을 발전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