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자살에 이어 정치권 비자금 제공 의혹을 폭로하면서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던 박근혜 정부에도 상당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특히 취임 일성으로 '부패 척결'을 내세웠던 이완구 국무총리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총리는 10일 자원개발 외교비리 수사의 타깃이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다 전직 정치권 고위 인사에 현금을 건넸다는 폭로성 자필 메모까지 발견되자 사태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총리는 무엇보다 성 전 회장이 같은 충청권 출신의 기업인으로, 오래전부터 가깝게 지내왔던 사이였다는 점에서 죽음에 안타까워에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대 국회 당시 같은 자민련 소속으로 친분을 쌓았던 사이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총리는 전날 성 전 회장의 죽음이 알려진 뒤 집무실에서 TV 뉴스를 지켜보면서 침통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은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의 죽음은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개인적 관계와 공적인 업무는 별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총리가 강력한 부패척결 개혁 드라이브를 걸려던 참에 예기치 않은 사건이 터져 그 동력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부패 관련 사정 바람이 과도한 검찰 수사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서 "이 총리가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어떤 어떤 사건에 대한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며 "이게 결국 가이드라인이 되고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게 되는 건데, 결과론적으로 이런 일(성 전 회장의 죽음)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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