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출마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출처 불명의 여론조사 결과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여의도연구원발(發)’로 알려진 지지율 여론조사가 카카오톡 등을 통해 국회와 재·보선 캠프 관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는 것. 새누리당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은 당의 선거 전략 수립과 판세 분석을 위해 비공개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최근 카카오톡에서 돌고 있는 이 여론조사 내용은 여의도연구원이 작성한 것이 아니었다. 연구원 관계자는 “선거철이면 여의도연구원을 사칭해 우리도 모르는 여론조사 보고서가 돌아다닌다”며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해 속칭 ‘찌라시’ 형태로 돌아다니는 연구원발 여론조사는 99% 거짓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종혁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사설 여론조사 기관은 보통 1000명 정도가 표본이지만 우리는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여의도 정치 현장에서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 부원장은 “연구원 보고서는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일부 인사들에 직접 보고하는 대외비 자료여서 외부 공개가 되지 않는다”며 “허위 여론조사 결과 때문에 당원들 간 고소·고발도 있었다”고 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허위 여론조사 보고서는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선거일 6일 전부터 당일까지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돼 막판 선거 예측이 어려워 ‘깜깜이 선거’로 불린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 기간에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를 찾는 수요와 이를 악용한 허위 여론조사 보고서가 판을 칠 것으로 예상돼 고민”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