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1R] '젊은 백상어' 조던 스피스 8언더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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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의 함성 "22세의 '조스'가 나타났다"
어니 엘스 5언더 공동 2위, 66세 왓슨 1언더…최고령 언더파
골프황제 부활 꿈꾸는 우즈, 그럭저럭 샷으로 1오버 41위
노승열 2언더 공동 12위 선전…공 깨진 배상문 2오버 5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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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열 2언더 공동 12위 선전…공 깨진 배상문 2오버 54위
“헤이 조스! 고(Go)~.”
10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고 있는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 말끔하게 생긴 22세 청년이 세 홀 연속 버디를 낚아내자 그린 주변을 에워싼 관중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미 전반 8번홀부터 후반 첫 홀까지 세 홀 연속 줄버디를 잡아냈던 터. 갤러리의 환호성은 한층 커졌다. 악명 높은 마스터스의 유리알 그린을 무색하게 한 주인공은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0·미국)도 아닌 미국의 ‘영건’ 조던 스피스였다. 그는 “경기가 거의 끝날 때까지 스코어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기 자체에만 무섭게 몰입했다는 얘기다.
○스피스, 신·구 황제 모두 잡을까
97명의 ‘골프 명인’ 대다수는 굴곡이 심한 그린과 씨름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현장을 지켜본 나상현 경희대 골프산업학과 객원교수는 “실제 그린 언듈레이션(굴곡)은 방송으로 보는 것과 차원이 달랐다. 심한 곳은 그린 내 고저 차가 3m에 달했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케빈 나(32·나상욱)의 친형이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스피스는 달랐다. 퍼팅 스트로크가 편안했다. 이날 평균 퍼팅 수는 1.39. 2위 그룹(1.50)과 상당한 격차다.
스피스의 활약은 사실 어느 정도 예고된 결과다. 그는 앞서 열린 PGA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를 차지했다. 먹잇감을 빙빙 돌며 틈을 노리는 ‘백상어’ 같다는 뜻에서 갤러리가 ‘조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날 스피스가 기록한 8언더파는 마스터스 한 라운드 최저타에서 1타가 모자란 스코어다. 역대 최저타 기록은 63타. 원조 백상어 그렉 노먼(60·호주)이 1996년에, 닉 프라이스(58·남아공)가 1985년에 한 차례씩 기록했다.
하지만 지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코스로 불리는 마스터스에서 4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킬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 따르면 1라운드 단독 선두가 우승까지 차지한 예는 최근 30년간 한 번도 없다. 1984년 벤 크렌쇼(64·미국)가 1라운드 단독 1위로 나서 우승한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
스피스가 독주하는 사이 신구 황제는 특별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리는 매킬로이는 1언더파로 공동 18위, ‘골프 황제’ 우즈는 1오버파로 공동 41위에 그쳤다. 현지 언론은 “황제의 부활을 예고할 만큼은 아니더라도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성적”이라고 평했다.
○아마추어의 무덤 재확인
아마추어의 무덤이라는 마스터스의 전통은 이번에도 확인됐다. 한국인 아마추어 양건(21·샌디에이고주립대)은 13오버파로 96위에 머물렀다. 한국인 아마추어 첫 커트 통과를 꿈꿨지만 무산됐다. 그동안 마스터스에는 김성윤 안병훈 한창원 이창우 등 네 명의 한국인 아마추어가 도전했지만 한 번도 커트 통과한 적이 없다.
양건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같이 경기한 버바 왓슨(37·미국)의 티샷이 나보다 50야드는 더 나가는 것 같았다”며 쟁쟁한 선수들과 경기하는 압박이 컸음을 시사했다. 양건의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는 290야드 안팎으로 알려졌다. 역대 아마추어 마스터스 최고 성적은 2위다. 1963년 이후로는 ‘톱10’에 진입한 선수도 없었다.
신예들의 고전 속에서 빛난 것은 노장들의 분전. 부드러운 스윙으로 유명한 ‘빅 이지’ 어니 엘스(45·남아공)가 5언더파로 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톰 왓슨(66·미국)이 1언더파로 공동 18위에 오르면서 사상 최고령 언더파 기록을 깼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61세다. 왓슨은 1975년부터 올해까지 41년간 마스터스에 개근했다.
올해로 마스터스에 세 번 출전한 배상문(29·캘러웨이)은 공이 깨지는 불운까지 겹치며 2오버파로 부진했다. 그는 “18번홀에서 친 공이 깨진 것을 세컨드 샷 준비 과정에서 알고 교체했다”고 말했다. 노승열(24·나이키)은 2언더파로 공동 12위를 기록해 2라운드에서 상위권 진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10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고 있는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 말끔하게 생긴 22세 청년이 세 홀 연속 버디를 낚아내자 그린 주변을 에워싼 관중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미 전반 8번홀부터 후반 첫 홀까지 세 홀 연속 줄버디를 잡아냈던 터. 갤러리의 환호성은 한층 커졌다. 악명 높은 마스터스의 유리알 그린을 무색하게 한 주인공은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0·미국)도 아닌 미국의 ‘영건’ 조던 스피스였다. 그는 “경기가 거의 끝날 때까지 스코어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기 자체에만 무섭게 몰입했다는 얘기다.
○스피스, 신·구 황제 모두 잡을까
97명의 ‘골프 명인’ 대다수는 굴곡이 심한 그린과 씨름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현장을 지켜본 나상현 경희대 골프산업학과 객원교수는 “실제 그린 언듈레이션(굴곡)은 방송으로 보는 것과 차원이 달랐다. 심한 곳은 그린 내 고저 차가 3m에 달했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케빈 나(32·나상욱)의 친형이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스피스는 달랐다. 퍼팅 스트로크가 편안했다. 이날 평균 퍼팅 수는 1.39. 2위 그룹(1.50)과 상당한 격차다.
스피스의 활약은 사실 어느 정도 예고된 결과다. 그는 앞서 열린 PGA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를 차지했다. 먹잇감을 빙빙 돌며 틈을 노리는 ‘백상어’ 같다는 뜻에서 갤러리가 ‘조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날 스피스가 기록한 8언더파는 마스터스 한 라운드 최저타에서 1타가 모자란 스코어다. 역대 최저타 기록은 63타. 원조 백상어 그렉 노먼(60·호주)이 1996년에, 닉 프라이스(58·남아공)가 1985년에 한 차례씩 기록했다.
하지만 지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코스로 불리는 마스터스에서 4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킬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 따르면 1라운드 단독 선두가 우승까지 차지한 예는 최근 30년간 한 번도 없다. 1984년 벤 크렌쇼(64·미국)가 1라운드 단독 1위로 나서 우승한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
스피스가 독주하는 사이 신구 황제는 특별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리는 매킬로이는 1언더파로 공동 18위, ‘골프 황제’ 우즈는 1오버파로 공동 41위에 그쳤다. 현지 언론은 “황제의 부활을 예고할 만큼은 아니더라도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성적”이라고 평했다.
○아마추어의 무덤 재확인
아마추어의 무덤이라는 마스터스의 전통은 이번에도 확인됐다. 한국인 아마추어 양건(21·샌디에이고주립대)은 13오버파로 96위에 머물렀다. 한국인 아마추어 첫 커트 통과를 꿈꿨지만 무산됐다. 그동안 마스터스에는 김성윤 안병훈 한창원 이창우 등 네 명의 한국인 아마추어가 도전했지만 한 번도 커트 통과한 적이 없다.
양건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같이 경기한 버바 왓슨(37·미국)의 티샷이 나보다 50야드는 더 나가는 것 같았다”며 쟁쟁한 선수들과 경기하는 압박이 컸음을 시사했다. 양건의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는 290야드 안팎으로 알려졌다. 역대 아마추어 마스터스 최고 성적은 2위다. 1963년 이후로는 ‘톱10’에 진입한 선수도 없었다.
신예들의 고전 속에서 빛난 것은 노장들의 분전. 부드러운 스윙으로 유명한 ‘빅 이지’ 어니 엘스(45·남아공)가 5언더파로 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톰 왓슨(66·미국)이 1언더파로 공동 18위에 오르면서 사상 최고령 언더파 기록을 깼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61세다. 왓슨은 1975년부터 올해까지 41년간 마스터스에 개근했다.
올해로 마스터스에 세 번 출전한 배상문(29·캘러웨이)은 공이 깨지는 불운까지 겹치며 2오버파로 부진했다. 그는 “18번홀에서 친 공이 깨진 것을 세컨드 샷 준비 과정에서 알고 교체했다”고 말했다. 노승열(24·나이키)은 2언더파로 공동 12위를 기록해 2라운드에서 상위권 진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