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에이스기계 사장(오른쪽)이 시화MTV 공장에서 정해일 반월시화기업성장지원센터장과 ‘포장박스 자동접착기’의 성능 향상 방안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이철 에이스기계 사장(오른쪽)이 시화MTV 공장에서 정해일 반월시화기업성장지원센터장과 ‘포장박스 자동접착기’의 성능 향상 방안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경기 시흥시 시화호 매립지에 조성된 산업단지인 시화MTV에 있는 에이스기계(사장 이철). 12일 깔끔하게 지어진 이 회사의 공장 안에선 길이 13~18m의 ‘포장박스 자동접착기’가 생산되고 있었다. 시간당 7만여장의 종이상자를 자동 생산할 수 있는 고속설비다. 이들 제품은 미국 등 40개국으로 수출된다.

이철 사장은 “스위스 및 독일 업체와의 경쟁 끝에 미국의 1, 2위 종이상자 제조업체를 우리 고객으로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1년 95억원에서 지난해 141억원으로 3년 새 48.4% 늘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10억원이다.

에이스기계의 성장은 해병대 출신인 이 사장의 도전정신과 임직원의 땀이 밑바탕을 이뤘지만 산업단지공단 기업성장지원센터(옛 기업주치의센터)의 도움이 큰 역할을 했다. 이 사장은 “2011년 매출이 100억원에 육박했지만 국내 시장 포화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며 “이를 스스로 짜는 데 어려움이 있어 기업성장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이 센터의 전문위원들은 에이스기계의 성장 전략을 수립해주고 연구개발(R&D), 제품 기획, 전사차원의 혁신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들은 삼성 LG 등에서 15년 이상 생산혁신이나 경영혁신 부서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해외 제품의 특허를 피해서 경쟁 업체들과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기술지도를 했다. 러시아의 트리즈(창의적 문제 해결기법) 전문가 2명을 초청해 문제해결 방법도 전수했다. 이 사장은 “이제는 세계적인 기업과 어깨를 겨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기업성장지원센터가 중소기업을 글로벌 히든챔피언(강소기업)으로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정책을 바탕으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지원기구다. 전국 4개 지역 센터에서 산업단지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해 무료로 R&D 과제 기획에서부터 실행, 사업화까지 도와주고 있다.

시화산업단지에 있는 자동차용 너트와 공구세트 제조업체 프론텍(사장 민수홍)은 2011년부터 3년간 매출이 480억~500억원에서 정체를 겪었다. 더구나 2013년에는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민수홍 사장도 기업성장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센터 전문위원들은 경영진단을 통해 성장로드맵을 수립한 뒤 구체적인 과제 해결에 돌입했다. 프론텍의 문제 중 하나는 금형교체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었다. 전문위원들은 너트의 금형교체시간을 300분에서 30분으로 줄이는 획기적인 공정 개선 기술 개발을 지원했다.

정해일 반월시화기업성장지원센터장은 “대다수 중소기업지원정책은 마케팅 등 ‘단일과제’ 중심이지만 기업성장지원센터는 ‘기업 중심’의 지원 사업”이라며 “수요자와의 접점에서 R&D, 제품기획 등을 통해 매출 증대로 연결되는 핵심고리를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강남훈 산단공 이사장은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워 이들이 히든챔피언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시화=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