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세였던 2013년 출전한 존디어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세계 골프팬에게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10대 선수로는 82년 만에 PGA투어를 제패했기 때문이다. 그보다 앞서 10대가 PGA 챔피언에 오른 것은 1931년 랠프 걸달(샌타모니카오픈 우승)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스피스는 이후 다섯 차례나 준우승을 하는 등 무승 징크스에 시달렸다. 징크스를 깬 건 지난달 16일 열린 발스파챔피언십.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2승을 올렸다. 이어 열린 텍사스오픈과 셸휴스턴오픈에서도 기세를 몰아 두 번이나 준우승을 차지해 마스터스 대회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혀왔다.
골프팬들은 그를 일찌감치 ‘우즈 후계자’로 꼽아왔다. 둘은 여러 면에서 닮았다. 스피스는 우즈처럼 22세인 올해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했다. 신체 조건도 같다. PGA에 따르면 둘은 키(185㎝)와 몸무게(84㎏)가 똑같다. 우승 때 최종 성적도 18언더파 270타로 같다.
게임에선 믿기 어려울 만큼 냉정함을 유지하는 ‘킬러’ 스타일이지만, 가족에겐 한없이 따뜻한 청년이라는 게 주변의 평이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여동생 엘리(15)에게 주기 위해 투어 때마다 열쇠고리를 사 모은다. 고등학교 때는 동생이 특수교육을 받는 학교에 가 매주 자원봉사를 했다. 지난해에는 장애인을 돕기 위한 ‘조던 스피스 재단’도 설립했다. 그는 마스터스에 참가하기 전 “동생을 위해 꼭 그린재킷을 입겠다”고 가족에게 약속했으며 그 약속을 지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