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영 스탠드바이미 사장(왼쪽부터), 김지호 인브랜드마케팅연구소 사장, 박혜숙 현대엠앤케이 사장, 김세연 인비젼 사장이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김준영 스탠드바이미 사장(왼쪽부터), 김지호 인브랜드마케팅연구소 사장, 박혜숙 현대엠앤케이 사장, 김세연 인비젼 사장이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저가 공세에 휩쓸려 출혈 경쟁에 동참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업체가 난립할수록 차별화된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로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합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만드는 박혜숙 현대엠앤케이 사장의 조언이다. 초기 창업자들이나 창업준비생들에게 컨설팅을 해주는 ‘여성시대 톡톡방’ 멘토로 나선 박 사장은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답했다. 박 사장은 여성 경영자가 많지 않은 LED 조명 업계에서 ‘여전사’로 불린다. 2009년 LED 조명사업에 뛰어든 그는 현대엠앤케이를 연매출 40억원대의 탄탄한 회사로 성장시켰다.

◆차별화된 품질로 정면승부해야

여성시대 톡톡방엔 LED 조명사업을 하는 김준영 스탠드바이미 사장, 김세연 인비젼 사장이 멘티로 참석했다. 교육업체 인브랜드마케팅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김지호 사장도 박 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LED 업계 최고경영자들의 가장 큰 걱정은 치열한 경쟁이다. 국내 LED 조명 시장은 2013년 8000억원대 규모에서 지난해 1조원대로 성장했지만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국내 기업만 1000여개에 달하는데다 20~30% 싼 중국산도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김준영 사장은 “중국산 저가 제품 때문에 국산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며 “하지만 무조건 가격을 낮출 수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가격보다 품질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대엠앤케이의 주력 제품은 35만원 수준으로 타사 제품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다”며 “LED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수명을 연장시키는 기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엠앤케이는 지난 2월 수명 연장이 가능한 LED 구동회로가 적용된 조명을 내놨다. 전력을 일정하게 공급해 주는 ‘스위칭 모드 전원장치(SMPS)’가 고장날 경우 이를 즉시 감지해 다른 SMPS를 작동시켜 수명을 늘려주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유지·보수 비용도 35% 정도 절감된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밤낮없이 연구개발에 매달린 결과 가격을 낮추지 않고도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해 주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출혈 경쟁을 하지 않고도 생존방법을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연 사장은 “시공만 해주고 사후관리를 제대로 안 해주는 경우가 많아 LED 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박 사장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엠앤케이는 품질보증기간을 3~5년으로 정했다. 타사보다 1~2년 길다.

◆안전 최우선…유자격자만 채용

박 사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고객의 안전에 회사의 존폐가 걸려 있는 만큼 면허 있는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호 사장은 “면허 있는 사람들만 채용하기엔 인건비가 부담스럽지 않냐”고 물었다. 박 사장은 “급여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특성화고 전기과에서 공부한 학생들을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턴 형식으로 교육을 시키고 그중 뛰어난 학생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지호 사장은 “남성 위주의 LED 조명 업계에서 여성 기업인으로서 살아남은 비결을 잘 알 수 있었다”며 “확고한 경영철학과 열정을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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