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부산發 국제선' 경쟁 뜨겁다
제주항공은 이달 들어 부산~오사카, 부산~후쿠오카, 부산~타이베이 노선에 잇따라 신규 취항했다. 항공업계는 제주항공의 잇따른 국제노선 신설에 대해 “국제항공 승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저가항공사(LCC)의 부산발(發) 하늘길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시는 올해 1분기 김해국제공항 여객이 지난해 대비 12.4% 증가한 281만여명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고 13일 발표했다. 국제선은 17.4%, 국내선은 7.8% 증가해 국제선 여객 실적(141만5000명)이 국내선(139만6000명)을 앞섰다. 국제선은 인천공항(16.0%)과 김포공항(8.6%)보다 증가율이 컸다.

◆부산발 국제노선 확대

그동안 방콕, 스자좡 등 부산기점 국제선이 2개에 불과했던 제주항공은 올 들어 부산기점 국제노선 확충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연초 부산~괌 노선에 이어 이달 들어 일본과 타이베이 노선을 신규 취항하면서 부산기점 국제노선을 6개로 확대했다.

올해 6대의 항공기를 신규 도입하는 진에어는 신규 취항노선 12개 중 8개 노선을 부산발로 개설하기로 했다. 진에어는 회사 설립 2년차인 2009년 4월 김해~제주 노선을 운항했지만 1년 만에 철수했다. 그동안 김해공항 노선을 운영하지 않았던 진에어는 5년 만인 지난 2월27일 부산공략에 나섰다. 이날부터 부산~제주 노선에 매일 왕복 4회 운항을 시작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부산발 후쿠오카, 방콕, 홍콩, 마닐라 노선 등 8개 국제선을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은 경쟁사의 잇단 공세에 지난 9일부터 부산~베트남 다낭 노선을 주 2회(목·일요일) 정기 취항에 들어갔다. 오는 7월22일부터는 부산~미국 괌 노선도 신규 취항한다. 이렇게 되면 에어부산은 지금보다 6개 노선 많은 18개 부산발 국제노선을 확보하게 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지난해 대한항공을 제치고 처음으로 김해공항 점유율(34.5%) 1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항공료 가격 인하 경쟁

항공료 가격 인하 경쟁도 시작됐다. 에어부산은 베트남 다낭 신규 취항을 기념해 오는 16일부터 5월6일까지 기본운임과 유류할증료, 공항시설사용료를 포함해 왕복 기준 26만1200원대에 항공권을 내놓았다. 제주항공은 부산~오사카 노선의 편도항공권 기준으로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 등이 모두 포함된 총액운임을 7만4200원, 부산~후쿠오카 노선은 6만4200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울산·경남권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 수요도 끌어들여 저가항공사에는 부산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김부재 부산시 신공항추진단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부산국제공항의 항공 수요에 대응해 24시간 운영 가능한 신공항 건설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