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대형화 경쟁…얼마나 더 커질까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2일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2만100개를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선(2만100TEU급)을 수주하면서 2만TEU급 컨테이너선 시대가 열렸다. 한진중공업과 일본의 이마바리조선소도 2만TEU 이상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 데 성공하면서 컨테이너선의 대형화 경쟁이 시작됐다.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비크조선소는 지난 6일 2만6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수주했다. 일본의 이마바리조선소도 최근 자국 선사로부터 2만5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일 2만11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해 자사의 기록을 경신했다. 수주가 확정된 선박을 기준으로 하면 2만1100TEU급 컨테이너선이 세계 최대 규모다.

해운사들이 대형 컨테이너선을 연이어 발주하는 이유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서다. 컨테이너선이 커질수록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옮겨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비용 감축 노력을 하면서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리고 있다”며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라인은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최초로 도입해 비용절감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컨테이너선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커질까. 당분간은 2만3000TEU급이 한계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 전망이다. 2만TEU급 컨테이너선의 길이와 폭(각각 400m, 60m 이내)을 유지하는 범위에서는 2만3000TEU급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건조 기술로만 따지면 더 크게 만들 수도 있지만 현재 세계 항만 가운데 길이 400m 폭 60m 이상의 컨테이너선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며 “항만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바뀔 때까지는 2만3000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