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에 1억원 건넨" 윤 모씨도 당시 사외이사

검찰이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불법자금 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2011년 1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윤 모씨는 당시 경남기업에서 사외이사를 맡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남기업의 사외이사 진용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14일 경남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5∼2014년 사업보고서와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윤 씨는 2008년 5월부터 2009년 2월까지 고문으로 경남기업과 인연을 맺기 시작해 2010년 3월부터 2012년 1월까지는 사외이사를 지냈다.

부사장에 선임된 것은 2012년부터다.

결국 성 회장이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2011년 6월쯤에 당 대표 경선에 나선 홍 지사에게 윤 씨를 거쳐 1억원을 전했다고 주장한 점에 비춰볼 때 윤 씨가 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 당시의 신분은 경남기업 사외이사였다.

홍 지사는 13일 기자들에게 "(윤 씨가) 2012년부터 부사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돼 있던데, 이 사실은 이번에 (언론 보도를 통해) 자세히 알았다"며 "2010년 한나라당 경선 때 (나의) 공보 특보를 했다"고도 말했다.

윤 씨가 홍 지사의 경선 때 공보 특보를 지냈고 경남기업 사외이사였던 점에 비춰볼 때 성 회장과 홍 지사 간에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경남기업의 사외이사 진용을 보면 성 회장이 아무한테나 사외이사를 맡기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역대 사외이사 명단에는 임창열 전 재정경제원 장관(전 경기도지사)과 전형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적지 않다.

임창열 전 장관은 2006년 3월부터 2011년 3월까지 경남기업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형수 전 서울청장은 2007년 3월부터 2008년 3월까지 1년간, 이향렬 전 건설교통부 차관보는 2008년 3월부터 2년간 각각 경남기업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근식 전 장관은 2011년 3월부터 1년간, 김상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2009년 3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각각 경남기업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남 아산시장에 옛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으로부터 거액의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임좌순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도 2005년 3월부터 2006년 7월까지 경남기업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이밖에 서울고검 사무국장을 지낸 성백영 전 경북 상주시장은 2006년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간 경남기업 사외이사를 맡았고 홍콩 총영사를 지낸 전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는 2013년 3월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김수진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