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IHS가 갤럭시S6엣지를 분해해 내부 부품별 제조 원가를 따져본 모습.
시장조사업체 IHS가 갤럭시S6엣지를 분해해 내부 부품별 제조 원가를 따져본 모습.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6 엣지가 역대 S시리즈 중 제조비용이 가장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애플의 대화면 스마트폰인 아이폰6플러스와 비교하면 원가는 높지만 판매가격은 더 낮은 구조다.

1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의 휴대폰 원가분석팀이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판매하는 799달러 99센트 짜리 갤럭시S6 엣지 64기가바이트(GB) 모델을 분해해 본 결과 부품원가(bill of materials, BOM)는 284달러 85센트로 조사됐다. 여기에 제조비용 5달러 60센트까지 더하면 제조원가는 290달러 45센트(우리돈 약 32만원)로 조사됐다.

IHS에 따르면 애플의 64GB 아이폰6플러스의 BOM은 236달러 4센트. 제조비용 4달러 1센트를 더하면 아아폰6플러스의 제조원가는 240달러 5센트다. 갤럭시S6 엣지보다 제조원가는 50달러 낮지만 판매가격(애플 온라인 스토어 849달러)로 50달러 더 비싸다. 결국 원가와 판매가격 차를 합치면 아이폰6플러스가 갤럭시S6 엣지보다 100달러 이상 이윤을 내는 구조다.

IHS의 앤드루 라스와일러(Andrew Rassweiler) 시니어 디렉터는 "갤럭시 S6 엣지의 BOM은 지금까지 출시한 삼성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높다"며 "삼성전자는 지난 세 번 동안 갤럭시 S라인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꾸준히 더 많은 기능을 더하면서 원가도 계속 올라갔다"고 진단했다.

한편 IHS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저장공간이 더 높은 제품을 팔수록 수익을 더 낸다고 분석했다. IHS에 따르면 갤럭시S6엣지의 판매가격은 갤럭시S6보다 100달러 더 비싸다. 두 모델 모두 32GB, 64GB, 128GB로 올라갈 때마다 판매가는 100달러 씩 높아진다.
시장조사업체 IHS가 갤럭시S6엣지를 분해해 내부 부품별 제조 원가를 따져본 모습.
시장조사업체 IHS가 갤럭시S6엣지를 분해해 내부 부품별 제조 원가를 따져본 모습.
라스와일러는 "32GB 메모리를 추가할 때 드는 비용은 13달러 정도로 64기가를 추가할 때도 26달러를 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는 64GB 모델에서, 32GB 모델 대비 87달러 정도의 수익을 낸다"고 분석했다. 이어 "애플 역시 지난 몇 년 동안 이런 가격 구조를 아이폰에 적용해 수익을 늘려왔다"고 덧붙였다.

갤럭시S6엣지 특유의 곡면 스크린 부품 가격은 85달러로 조사됐다. 갤럭시S6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생산 비용이 24달러 더 들어간다고 IHS는 전했다. 아이폰6플러스의 터치스크린과 TFT/IPS 디스플레이가 41달러(IHS 2014년 11월 추정치)였던 것과 비교하면 엣지에 사용된 디스플레이가 두 배 이상 더 비싸다.

갤럭시S6 엣지에 사용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7420의 원가는 29달러 50센트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 AP는 삼성전자가 14나노 공정에서 만든 옥타코어 64비트 제품이다. 베이스밴드 IC는 퀄컴의 MDM9653M 멀티모드 베이스밴드 프로세서(MDM9653M multi-mode baseband processor)를 사용했고, 가격은 15달러로 추정된다.

낸드 메모리 칩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KLUCG8G1BD, 64GB UFS(Universal Flash Storage) 낸드, PoP(package-on-package)가 사용됐다. 디램(DRAM) 역시 삼성의 K3RG3G30MM-DGCH, 3GB LPDDR4, PoP이었다.

라이와일러 디렉터는 "이번에 스마트폰 업계 최초로 낸드 플래시 메모리가 PoP 방식으로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PoP 패키징 방식은 공간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사용되는데 엣지의 경우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전용 이팝(ePoP)의 세계 최초 양산을 발표한 데 이어 차세대 스마트폰용 업계 최대 용량의 128기가바이트(GB) UFS 메모리 본격 양산에도 돌입한 상태다. 스마트폰용 UFS 역시 세계 최초로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폰에도 초고속 UFS 메모리 시대를 여는 셈이다. 스마트폰에서 초고해상도(UHD) 콘텐츠를 보면서 다른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더라도(멀티태스킹) 처리가 늦어지는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