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금융감독원이 한국무역보험공사를 직접 검사할 수 있게 된다. 또 무보가 100만달러 넘는 수출 계약에 대한 보험을 제공할 땐 현장 실사 등을 통해 반드시 계약의 진위를 확인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무역금융 쇄신 방안을 발표했다. 작년 10월 모뉴엘의 허위 수출 사건이 발생한 지 7개월여 만이다.

정부는 허술한 무역보험 제도를 이용해 모뉴엘 허위 수출 같은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무역보험 인수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무보 조직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무역보험법을 개정해 주무 부처인 산업부 장관이 요청할 경우 금융감독 전문기관인 금감원이 무보를 검사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현재 무보는 산업부와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

아울러 무역보험 인수심사 과정에서 100만달러를 초과하는 수출계약은 현장 실사 등의 방법을 통해 진위를 확인하는 절차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특히 해외 위탁가공이나 중계무역 형태의 수출계약에 대해서는 수출실적 인정비율을 기존 100%에서 70%로 낮추고, 거액인 경우 반드시 해외 현장실사를 하도록 할 방침이다.

보험 한도 1억달러를 초과하는 상품을 계약할 땐 무보 사장이 직접 결재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거액한도 보험은 인수위원회나 경영위원회에서 결정해 책임을 분산했다.

은행의 보증 검증 절차도 강화한다. 무보의 보증 비율을 현재 100%에서 기업 규모에 따라 90~99%로 줄여 은행권의 책임과 심사 강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무보의 조직 쇄신도 함께 이뤄진다. 무보 2급(부장급) 이상 직원은 의무적으로 재산을 등록하고, 직무 관련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적발됐을 시 무조건 면직 조치하기로 했다. 현재는 금품 수수 금액에 따라 감봉-정직-면직의 절차를 거친다.

세종=심성미 기자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