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시장에 실시간으로 채권거래 정보 등을 제공하는 블룸버그 단말기가 한동안 마비돼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단말기가 지난 17일 아시아 시장 마감 한 시간 전부터 약 2시간 반 동안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각종 거래 데이터 조회와 트레이더 간 의견을 주고받는 채팅서비스가 불능 상태에 빠졌다. 블룸버그는 연간 대당 2만1000달러의 사용료를 받고, 전 세계 금융회사에 깔린 약 32만5000개 단말기를 통해 채권 및 원자재 등의 시세와 가격 등 각종 거래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블룸버그 측은 “하드웨이와 소프트웨어 간 시스템 충돌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거래 정보를 사실상 독점 제공하는 블룸버그의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재무부는 블룸버그 단말기 마비 때문에 이날 경매방식으로 진행되는 30억파운드의 국채 입찰을 연기했다. NYT는 유럽 금융당국이 블룸버그의 시장 지배력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단말기는 이날 미국 금융시장 개장 전에 대부분 복구됐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