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새로운 표준(뉴 노멀·new normal)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중소형 주택, 중저가 주택, 새집, 수익형 부동산, 월셋집 등이 시장을 주도하는 부동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중소형아파트 분양가가 중대형 분양가를 추월하는 현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아현동에서 분양 중인 아현역 푸르지오 전용면적 60㎡ 분양가는 3.3㎡당 2176만원으로, 84㎡(2060만원)와 110㎡(1988만원)보다 높다. 클수록 비쌌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흐름과 정반대다.

2013년 하반기 시작된 수도권 부동산시장 반등기에 집값이 가장 많이 뛴 곳은 서울 강남이 아니라 수도권 외곽이다. 이 기간 경기 광명(8.05%) 이천(6.04%) 안산(5.62%) 안양(5.33%) 등은 5% 이상 뛰었지만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오른 서초구는 3.68% 상승에 그쳤다.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반등했던 2001~2003년에는 서울 강남권 상승률(65.37%)이 강북(29.35%)과 수도권(49.08%)을 압도했다.

전세는 반전세 또는 월세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2011년 33%에서 지난달 43.4%로 뛰었다.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제주 삼화지구, 대구 테크노폴리스 등에서 최근 공급한 상가주택은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존 주택시장에선 재건축·재개발 대상 주택 대신 입주 5년 안팎의 새집이 인기다. 최근 개포주공 등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은 제자리걸음인 데 비해 반포 잠실 등의 새 아파트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자 사용가치와 수익가치를 중시하게 되면서 인기 판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