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내려 3개월 만에 최저치(원화가치 상승)를 기록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원50전 내린 달러당 1079원20전으로 마감했다. 지난 16일(1088원90전)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한 끝에 올 1월27일(1079원80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080원 아래로 내렸다. 1월19일(1078원)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원화가치가 이처럼 강세인 것은 최근 달러화 움직임과 관련이 깊다.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 등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고공 행진하던 달러화 가치가 이달 초 약세로 전환한 배경이다.

최근 중국의 추가 부양책까지 발표되면서 달러가치는 좀 더 내렸다. 중국은 이날부터 시중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18.5%로 1%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위험투자 심리를 자극해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낮추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다른 국가의 완화 정책 기대감을 높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리스 부채 협상 역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8원60전으로 전 거래일보다 71전 내렸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