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나의 생사관(生死觀)
죽음은 정든 가족과 애인, 친구, 재산과 지위 등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괴롭고 슬픈 일이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누구든 죽음은 피할 수 없다. 더욱이 수명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

그래서일까. 종교적 가르침의 가장 핵심엔 죽음에 대한 교훈이 있다. 법구경엔 “만물이 그대로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높이 있는 것은 반드시 떨어지며, 만나면 이별이 있고, 생에는 모두 죽음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성경에선 “모든 인간은 들의 풀과 같아서 때가 되면 늙어 죽게 돼 있다”고 가르친다. “인간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살아간다. 인생은 잠시 왔다가 잠시 후에 사라지는 안개와 같다”고도 적혀 있다. 불교에선 ‘남가일몽(南柯一夢·남쪽 나뭇가지에 걸린 꿈)’이란 말로 인생의 덧없음을 깨우친다.

나는 우리가 확실히 소유하며 사는 날은 오늘 하루뿐임을 항상 잊지 않으며 살고자 한다. 언제 죽음의 손길이 찾아와서 내 생명의 문을 두드릴지는 모른다. 만일 그때가 온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야 할 각오를 하고 살아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 죽음을 담대히 맞이하기 위해선 그만큼 성실하게 살아가며 현재의 삶을 사랑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문인들도 ‘오늘’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19세기 영국의 유명한 역사학자이자 평론가인 토머스 칼라일은 ‘오늘을 사랑하라’는 시에서 “지나간 날에 미련을 갖지 마라. 돌아오지도 않은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오늘을 사랑하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저명 작가 스펜서 존슨도 “오늘의 중요한 일에 주의를 집중하라”고 말했다. 톨스토이는 ‘인생십훈(人生十訓)’에서 일과 생각, 운동과 독서, 친절함과 꿈, 사랑, 주변 살피기, 웃음, 기도 등 10개 분야를 실천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나는 항상 ‘오늘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날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그 때문에 오늘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24시간 1분 1초를 아껴 쓰려고 노력한다. 특히 톨스토이의 인생십훈은 늘 큰 가르침을 준다. 일은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 한다. 생각은 능력 발휘의 근간이 된다. 운동은 젊게 살기 위해서 한다. 독서는 지혜의 원천이다. 친절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꿈은 큰 포부를 키우게 하고, 사랑은 스스로를 구원받게 해준다. 이기적으로 살기에는 하루가 너무 짧기 때문에 주변을 잘 살펴야 한다. 웃음은 영혼을 즐겁게 해준다. 기도는 영원에 대한 투자다.

신연희 < 강남구청장 shyeon@gangnam.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