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대표, 행사장 영접·옆자리 배정 요구했으나 불발

경남기업이 2013년 9월 8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주상복합건물 '랜드마크72'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패션쇼가 열렸을 때 박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으려고 애썼으나 거절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때는 자금난에 빠진 경남기업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신청이 임박한 시기였다.

당시 '한복-아오자이 패션쇼' 준비·진행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22일 "패션쇼를 앞두고 경남기업 장모 대표가 박 대통령에 대한 의전 때 자신을 포함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랜드마크72 정문 앞에서 박 대통령을 영접하고 행사 때는 옆자리에 앉을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직·간접으로 했다"며 "그러나 청와대 경호실, 의전팀, 대사관 등에 의해 모두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베트남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베트남을 찾았다.

79명의 경제사절단에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 신한은행, 수출입은행 등 경남기업의 채권금융기관 대표들이 포함돼 있었다.

패션쇼에는 응웬 티 조안 국가부주석과 호앙 뚜언 아잉 문화부 장관, 응웬 티 쭈엔 노동부장관 등 베트남 고위층이 참석했으며 박 대통령이 직접 한복을 입고 무대 위에 오르기도 했다.

경남기업은 패션쇼가 끝난 뒤인 그 다음 달 29일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채권단은 이튿날 긴급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패션쇼를 준비한 다른 관계자는 "당시 자금난을 겪던 경남기업이 직접 지은 랜드마크72에서 열린 행사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경남기업이 랜드마크72에 패션쇼를 유치했다는 일부 주장과 관련, "당시 하노이에 있는 그랜드플라자호텔이 검토됐지만 이곳에 이미 잡힌 한·베트남 기업인 행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컨벤션홀이 있는 랜드마크72로 변경됐다"고 전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