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요지거나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 상권이 아니라 특유의 문화가 녹아 있는 상권이 새로 부상하고 있다. 젊은 층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 교류가 빨라지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현상이란 분석이다.

세계음식특화거리와 경리단길이 조성된 서울 이태원 상권은 올 1분기 평균 임대료가 전년 동기 대비 73% 뛰었다. 녹사평역 인근 경리단길의 상가들은 지난 2년 새 매매가와 임대료가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경리단길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택과 빌라 등이 주류를 이루던 동네 상권이었다. 지금은 관광객이 단골로 찾는 서울 시내 핵심 상권 중 한 곳이 됐다.

하우스 맥주, 이국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태원동 회나무로길은 본래 명칭보다 ‘장진우 거리’로 더 유명하다. 장진우 씨는 회나무로길 주변에 식당, 카페 등 6개의 가게를 열며 SNS를 통해 유명해졌다.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홍대도 상권 임대료가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했다. 홍대는 서교동 카페거리, 상수동, 연남동에 걸쳐 상권이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숍, 중저가 화장품 가게 등 쇼핑센터가 들어서면서 글로벌 상권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췄다. 개성 있는 편집숍, 플래그십 스토어, 길거리 공연 등도 관광객의 눈길을 잡고 있다.

북촌과 서촌엔 한국의 전통적인 모습을 찾는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조선시대 사대부가 거주하던 재동, 가회동, 삼청동 일대를 묶은 북촌은 한옥마을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반면 근대 들어 한옥마을이 조성된 서촌은 도심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고, 통인시장과 함께 통인동 일대가 세종마을로 지정되면서 상권이 뜨고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