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대한민국 국군 29초 영화제 대상 수상자들이 지난 2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수상 직후 손가락으로 프레임을 그려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경철 일병, 이령경 중위, 한명성 중령(군인부문 대상 수상)과 이준호 군(청소년부), 안일환 씨(일반부).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제1회 대한민국 국군 29초 영화제 대상 수상자들이 지난 2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수상 직후 손가락으로 프레임을 그려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경철 일병, 이령경 중위, 한명성 중령(군인부문 대상 수상)과 이준호 군(청소년부), 안일환 씨(일반부).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육군 제1보병사단의 경례구호는 6·25전쟁 당시 이승만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휘호인 ‘전진’입니다. 29초 영화제도 군과 함께 앞으로 100회, 1000회 이상 쭉 전진했으면 좋겠습니다.”

한명성 1사단 정훈공보참모(중령·육사 52기)는 지난 22일 국방부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국군 29초 영화제’ 시상식에서 이령경 중위(학군 52기)와 함께 연출한 ‘대한민국 국군은 당신을 지킵니다’로 군인 부문 대상을 받은 뒤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 영화는 입대한 이유와 날짜, 군에서의 역할은 제각기 다르지만 국민과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군인의 마음은 똑같다는 점을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보여줘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중위는 영화 제작을 위해 갓 입대한 이등병부터 부사관, 위관장교, 예비역 간부, 6·25 참전용사 등 60여명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군인으로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인터뷰 도중 35년간 군생활을 한 성우경 원사(11연대 주임원사)는 “군생활 동안 최전방 GOP(일반전초)부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니 막상 가족과 찍은 사진이 몇 장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제작진 모두가 울컥하면서 군인의 희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한 순간이었다. 이 중위는 “인터뷰이 중 8명만 영화에 소개된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일반부 대상 수상자인 안일환 씨(38)의 ‘~아이들의 우상이다’ 편은 흐트러진 모습을 한 채 훈련장으로 가던 예비군들이 한 아이가 ‘군인 아저씨다’라며 가리키자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줄을 맞춰 걷는 장면을 익살스럽게 담았다. 그는 촬영 도중 한 아이가 실제 영화처럼 군복을 입은 배우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군인 아저씨다’라고 얘기한 순간이 떠오른다고 했다. 영화 메시지와 같이 제복에 대한 아이의 동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는 대상 수상 비결을 묻자 “책임감의 의미에 공감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안씨는 “제작한 영화를 아이가 있는 지인에게 보여주자 ‘아빠가 되고 나선 무단횡단 한 번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며 “예비역이든 현역이든 아빠든 아이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은 똑같은 것 같다”고 했다. 병사 전역 후 벌써 15년이 훌쩍 흘렀다는 그는 후배 군인들에게 “군생활 동안 작게나마 내일에 대한 준비를 해보라”는 조언도 남겼다.

청소년부 대상을 받은 이준호 군(한림연예예술고 2년·‘~우리 모두의 철수다’)은 “극중에 나오는 ‘철수’란 인물을 통해 군에서 나라를 지키는 군인은 바로 ‘우리 곁에 있던 누군가’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군은 촬영, 연출 분야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 그는 29초 영화제에 대해 “한정된 시간 속에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를 만들기도 그만큼 어려웠다”며 “영화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들에겐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영화제”라고 했다.

최승욱 선임기자/김보영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