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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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자로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7·사진)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이용수 할머니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의 성노리개가 된 과정과 일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이씨는 26일 예정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이 겪었던 ‘성노예’로서의 삶을 이야기하러 미국에 왔다.

이용수 할머니는 "1943년 10월 어느날 밤 집 밖에 나갔다가 다른 여성들과 일본군에 끌려갔다" 며 "당시에는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갔지만 나중에서야 대만 신주의 카미가제 부대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15살이었다.

이씨는 “나이가 너무 어렸던 탓에 다른 소녀들이 나를 보호해주려고 했었다” 면서 “소녀들은 죽은 척을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나에게 담요를 덮어줬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일본군에게 온갖 폭행을 당하고 학대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전쟁이 끝난 후 이용수 할머니는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자신이 겪은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이씨는 “일본인들이 지은 위안부라는 명칭은 올바르지 않다” 며 “나는 일본인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절규했다. 이어 “일본은 결혼을 하고 새로운 가정을 가지며 여자로서 행복해질 나의 권리를 모두 다 앗아갔다”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한국의 어엿한 딸이자 숙녀”라고 외친 이용수 할머니는 “아베 총리는 남자답게 행동해야 한다” 며 “내 젊음을 앗아간 일본 정부에게 죽기 전에 진정성있는 사과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미 일본대사관의 오타카 마사토 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희생자들에게 이미 여러 차례에 사과를 해왔다" 며 "희생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했으며, 전직 총리가 개인적인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할 만큼 다 했다. 아베 총리가 서한을 직접 보낸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다" 며 "한국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다.

이용수 할머니를 초청한 워싱턴 정신대채구이원회의 이정실 회장은 WP에 “일본을 공격하거나 모욕하려는 것이 아니다” 며 “위안부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하는 것” 이라며 “그러면 우리도 이 모임을 해체하고 앞으로 전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한경닷컴 인턴기자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