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경기에 첫 점포…"영업지역 넓혀야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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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선 새 거래처 발굴 어려워 '북상' 선택
임용택 행장 "대형 시중은행과 경쟁 해볼만"
광주은행도 진출 계획…경남·대구은행은 '관망'
임용택 행장 "대형 시중은행과 경쟁 해볼만"
광주은행도 진출 계획…경남·대구은행은 '관망'
전북은행이 24일 지방은행으로는 처음 경기지역에 영업점을 열었다.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가 지방은행의 경기지역 점포 설치를 허용하겠다고 밝히자 곧바로 준비 작업에 들어가 이날 수원에 지점을 개설했다.
은행권에서는 전북은행이 이처럼 속전속결로 수원지점 문을 연 것은 상대적으로 건실한 기업이 많지 않은 호남지역에서만 영업해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전북은행 측은 “경기지역에선 시중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북상하는 전북은행 영업 거점
전북은행이 경기지역에 점포를 낼 수 있게 된 것은 금융위가 경기지역에서 영업할 수 있게 해달라는 지방은행들의 요구를 수용한 덕분이다. 이전까지 지방은행은 각각의 기반 지역과 서울 및 세종시, 6대 광역시에만 점포를 낼 수 있었다.
금융위가 지방은행들의 건의를 받아들이자 가장 환영한 곳은 전북·광주 등 호남권 은행이었다. 이들 은행은 거래 중소기업 상당수가 경영난에 빠진 데다 호남권에선 신규 거래처 발굴도 쉽지 않아 위기감이 컸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전북에는 새만금지역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기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조선경기에 나빠지면서 협력사들의 부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광주은행도 광주 기아자동차 공장,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 외에는 대형 거래처가 드물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은행이 최근 3년 동안 대전에만 7곳의 신규 점포를 개설하며 영업망을 북쪽으로 계속 확장하는 배경이다. 전북은행은 수원지점을 안착시킨 후 경기 전역에 점포를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광주은행도 조만간 영업지역에 경기를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주총에서 승인받는 대로 경기와 인천에 점포를 낼 계획이다. 전북·광주은행을 자회사로 둔 JB금융지주 관계자는 “생존을 위해선 호남권 일변도의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시장이 큰 수도권 등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남권 은행은 관망 중
반면 영남권 은행은 경기지역 진출과 관련,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이다.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하려는 부산은행이 오는 6월 경기 시화공단에 지점을 내기로 했지만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은 “지역 영업 강화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대구·경남은행의 이 같은 전략은 상대적으로 영남권에선 거래 기업 확보가 수월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구은행은 대구 달성, 경북 구미와 포항 경주 영천 등의 산업단지를 끼고 있고 경남은행도 부산 울산 거제 창원 등 대형 공업도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대형 시중은행끼리 영업 경쟁이 치열한 경기지역에 진출했다가 한계기업만 넘겨받을 수도 있다”며 “지역 영업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측도 “4~5년 전 인천 남동공단 진출을 검토했지만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경기지역에 진출하려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은행권에서는 전북은행이 이처럼 속전속결로 수원지점 문을 연 것은 상대적으로 건실한 기업이 많지 않은 호남지역에서만 영업해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전북은행 측은 “경기지역에선 시중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북상하는 전북은행 영업 거점
전북은행이 경기지역에 점포를 낼 수 있게 된 것은 금융위가 경기지역에서 영업할 수 있게 해달라는 지방은행들의 요구를 수용한 덕분이다. 이전까지 지방은행은 각각의 기반 지역과 서울 및 세종시, 6대 광역시에만 점포를 낼 수 있었다.
금융위가 지방은행들의 건의를 받아들이자 가장 환영한 곳은 전북·광주 등 호남권 은행이었다. 이들 은행은 거래 중소기업 상당수가 경영난에 빠진 데다 호남권에선 신규 거래처 발굴도 쉽지 않아 위기감이 컸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전북에는 새만금지역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기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조선경기에 나빠지면서 협력사들의 부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광주은행도 광주 기아자동차 공장,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 외에는 대형 거래처가 드물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은행이 최근 3년 동안 대전에만 7곳의 신규 점포를 개설하며 영업망을 북쪽으로 계속 확장하는 배경이다. 전북은행은 수원지점을 안착시킨 후 경기 전역에 점포를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광주은행도 조만간 영업지역에 경기를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주총에서 승인받는 대로 경기와 인천에 점포를 낼 계획이다. 전북·광주은행을 자회사로 둔 JB금융지주 관계자는 “생존을 위해선 호남권 일변도의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시장이 큰 수도권 등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남권 은행은 관망 중
반면 영남권 은행은 경기지역 진출과 관련,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이다.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하려는 부산은행이 오는 6월 경기 시화공단에 지점을 내기로 했지만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은 “지역 영업 강화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대구·경남은행의 이 같은 전략은 상대적으로 영남권에선 거래 기업 확보가 수월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구은행은 대구 달성, 경북 구미와 포항 경주 영천 등의 산업단지를 끼고 있고 경남은행도 부산 울산 거제 창원 등 대형 공업도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대형 시중은행끼리 영업 경쟁이 치열한 경기지역에 진출했다가 한계기업만 넘겨받을 수도 있다”며 “지역 영업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측도 “4~5년 전 인천 남동공단 진출을 검토했지만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경기지역에 진출하려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