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일대사에게 전달
이들은 “아베 총리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공식 재확인하고 인정하라”는 내용의 연판장을 작성해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에게 전달했다. 연판장에 서명한 의원 25명은 민주당 17명과 공화당 8명이다.
미 의회 양당 의원들이 이런 초당파적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아베 총리가 오는 29일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미국에는 과거 전쟁행위 등을 사과하되, 한국 등 주변국에는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위안부 문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주도해 온 이슈지만 로이스 위원장을 포함한 공화당 의원들도 이번 기회에 과거사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는 인식 하에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 초청으로 미국을 찾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7)는 이날 미 의회 레이번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역사의 산증인이 버젓이 살아 있는데도 아베는 계속 거짓말하고 있다”며 “아베는 내가 빨리 죽기를 바라고 있겠지만 아베의 사과를 받고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절대 못 죽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는 제목으로 이 할머니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