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도 건강처럼…매년 진단받고 관리하세요
사람들이 자신의 노후를 떠올렸을 때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건강’이다.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13년 3대 주요 사망원인은 암·뇌혈관 질환·심장질환으로 2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암과 심장질환의 경우 20년 전에 비해 사망률이 더 증가했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데다 생활습관이 서구식으로 바뀐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에 따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요즘 TV를 켜면 건강 식습관과 운동법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넘쳐난다.

하지만 아내와 자식들의 잔소리에 떠밀려 아무리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도 한순간에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질병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더 큰 문제는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될 경우 남겨지게 될 아내와 자식들의 삶이다. 결국 건강 문제를 생각하다 보면 동시에 재무적인 준비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큰 질병에 걸리거나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했을 경우를 대비해 나뿐만이 아니라 남겨진 내 가족들의 생활비·자녀 양육비 등을 포함한 필요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최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연 1%대까지 내려가며 사회가 떠들썩하다. 우리 사회는 저금리·저성장·고령화 시대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지만 노후 준비 수준은 아직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예상보다 긴 노후 기간과 은퇴 준비 부족으로 인해 5060세대에게 ‘반퇴세대’란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반퇴세대란 갑작스러운 퇴직 후에도 쉬지 못하고 구직활동을 하는 은퇴자들을 일컫는 말한다. 이처럼 여러 가지로 불리한 환경 속에서 퇴직, 질병, 사망 등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각종 사건들에 대비하지 않으면, 나와 내 가족 모두 노후에 예상치 못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다행히 금융상품이 계속 진화하면서 의료 보장 외에도 가장의 사망으로 인한 가족 보장, 노후 생활 보장, 그리고 부족한 은퇴 생활비 준비에 이르기까지 노후를 종합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상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재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매년 건강검진을 통해 내 몸 구석구석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듯이 재무 상태도 전반적으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내가 미처 간과한 부분은 없는지, 어느 한쪽에 치우쳐서 준비한 건 아닌지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자. 다가오는 100세 시대에는 자산도 건강처럼 통합적인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다.

신혜형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