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가 영국 런던에 있는 본사를 20여년 만에 다시 홍콩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산업 규제 강화로 수익성 하락이 우려되자 차라리 영국을 떠나겠다고 나선 것이다.

더글러스 플린트 HSBC홀딩스 회장은 지난 24일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HSBC를 위한 최적의 본사 위치를 알아보도록 요청했다”며 “회사 국적을 바꾸는 방안에 대해 전략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HSBC가 본사 이전을 거론하는 이유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다음달 7일 총선거를 앞두고 은행에 부과하는 세금을 늘리겠다고 발언하는 등 금융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HSBC는 지난해에만 11억달러(약 1조1870억원)를 세금으로 냈다. 야당인 노동당도 은행에 세금을 더 부과해 재정수입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HSBC는 1993년 영국 미들랜드은행 인수를 계기로 본사를 홍콩에서 영국으로 옮겼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HSBC의 경우 이익의 70%를 아시아와 중동, 북아프리카에서 내고 있어 본사가 굳이 영국에 있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규제 강화에 따른 이익 축소까지 우려되자 홍콩행 티켓을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