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활' 나선 서울] 패션업 되살린 뉴욕처럼…서울, 산업밀착형 도시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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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팩처 서울' 추진
강남엔 IT·바이오·컨벤션 신산업 집중 유치
강북선 패션·귀금속 등 '전통 제조업' 육성
"민·관 손잡고 산업 생태계 살리는 게 관건"
강남엔 IT·바이오·컨벤션 신산업 집중 유치
강북선 패션·귀금속 등 '전통 제조업' 육성
"민·관 손잡고 산업 생태계 살리는 게 관건"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매뉴팩처(제조업) 서울’ 정책의 핵심은 전통 제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1960년대 이후 도심 곳곳에 들어섰던 제조업체 중 상당수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폐업하거나 땅값이 싼 수도권 외곽으로 떠났다. 서울시는 곳곳에 흩어져 있는 나머지 제조업체를 한데 모아 산업단지로 육성하는 집중화 전략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서울 도심 5곳 제조업 단지 육성
지난 24일 서울 신당동 동대문패션비즈센터 5층. 200㎡ 넓이의 공간에서 직원 20여명이 빠른 손놀림으로 재봉틀을 다루고 있었다. 같은 건물 8층의 디자인 사무실에서는 디자이너들과 봉제 인력이 모여 생산 제품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 이 건물에 입주한 쌍용어패럴의 주영백 사장은 “한 건물 안에 디자이너 사무실과 봉제공장, 전시 공간, 교육시설이 모여 있어 디자인 개발부터 제품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동대문패션비즈센터처럼 제조업 중점 육성지역마다 제품 기획부터 생산, 판매, 근로자 교육까지 모든 과정을 한번에 진행할 수 있는 거점(앵커) 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영세사업자가 대부분인 산업 특성상 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의 과정이 따로 진행돼 집적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제조업 중점 육성지역은 △동대문 일대(패션·봉제) △성수동(수제화) △종로3~5가(귀금속) △을지로(인쇄업) △제기동 약령시장 일대(한방) 등이다. 시는 올해부터 동대문 인근에 패션·봉제산업 육성을 위한 거점시설을 짓는다. 동대문패션타운 반경 1㎞에 있는 창신·숭인동과 신당동 일대엔 1만여명이 근무하는 2500여개 업체가 흩어져 있다.
종로3~5가 일대 귀금속 제조업 지원을 위한 주얼리지원센터는 오는 6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시는 이곳에서 디자인 개발부터 제품 생산, 판로 개척까지 업무를 일괄 처리할 예정이다. 약령시장 일대 한방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한방산업진흥센터도 지난 22일 서울 제기동 부지에서 첫 삽을 뜨고 공사에 들어갔다. 460억원의 예산을 들인 한방산업진흥센터가 완공되면 한방 관련 창업 사무실과 한방의료 체험시설 등이 들어선다.
○“민관 손잡아야 시너지 극대화”
서울시는 ‘매뉴팩처 서울’ 정책을 지난 1월 발표한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영동권 MICE단지 등 7곳의 산업결합형 도시재생계획과 병행할 방침이다. 당시 시가 밝힌 도시재생사업 대상지는 서울역고가도로 공원화 사업이 추진되는 서울역과 △상암DMC·수색 △영등포~문래동 △영동권 △장안평 △세운상가 △창동·상계 등 7곳이다. 강남권을 비롯한 옛 도심 외곽 지역엔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과 정보기술(IT)·미디어산업 등 신(新)산업을 유치하고, 옛 도심엔 제조업을 키우는 양방향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을 살리겠다는 ‘매뉴팩처 서울’ 정책 방향은 틀리지 않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의 전통 제조업은 인프라가 상당히 취약해진 상태”라며 “시 지원만으로 영세 업체들의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면밀한 시장 분석을 통해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제조업을 민·관 합동으로 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환용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비슷한 업종을 모아 집적 효과를 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선표/강경민 기자 rickey@hankyung.com
○서울 도심 5곳 제조업 단지 육성
지난 24일 서울 신당동 동대문패션비즈센터 5층. 200㎡ 넓이의 공간에서 직원 20여명이 빠른 손놀림으로 재봉틀을 다루고 있었다. 같은 건물 8층의 디자인 사무실에서는 디자이너들과 봉제 인력이 모여 생산 제품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 이 건물에 입주한 쌍용어패럴의 주영백 사장은 “한 건물 안에 디자이너 사무실과 봉제공장, 전시 공간, 교육시설이 모여 있어 디자인 개발부터 제품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동대문패션비즈센터처럼 제조업 중점 육성지역마다 제품 기획부터 생산, 판매, 근로자 교육까지 모든 과정을 한번에 진행할 수 있는 거점(앵커) 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영세사업자가 대부분인 산업 특성상 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의 과정이 따로 진행돼 집적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제조업 중점 육성지역은 △동대문 일대(패션·봉제) △성수동(수제화) △종로3~5가(귀금속) △을지로(인쇄업) △제기동 약령시장 일대(한방) 등이다. 시는 올해부터 동대문 인근에 패션·봉제산업 육성을 위한 거점시설을 짓는다. 동대문패션타운 반경 1㎞에 있는 창신·숭인동과 신당동 일대엔 1만여명이 근무하는 2500여개 업체가 흩어져 있다.
종로3~5가 일대 귀금속 제조업 지원을 위한 주얼리지원센터는 오는 6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시는 이곳에서 디자인 개발부터 제품 생산, 판로 개척까지 업무를 일괄 처리할 예정이다. 약령시장 일대 한방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한방산업진흥센터도 지난 22일 서울 제기동 부지에서 첫 삽을 뜨고 공사에 들어갔다. 460억원의 예산을 들인 한방산업진흥센터가 완공되면 한방 관련 창업 사무실과 한방의료 체험시설 등이 들어선다.
○“민관 손잡아야 시너지 극대화”
서울시는 ‘매뉴팩처 서울’ 정책을 지난 1월 발표한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영동권 MICE단지 등 7곳의 산업결합형 도시재생계획과 병행할 방침이다. 당시 시가 밝힌 도시재생사업 대상지는 서울역고가도로 공원화 사업이 추진되는 서울역과 △상암DMC·수색 △영등포~문래동 △영동권 △장안평 △세운상가 △창동·상계 등 7곳이다. 강남권을 비롯한 옛 도심 외곽 지역엔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과 정보기술(IT)·미디어산업 등 신(新)산업을 유치하고, 옛 도심엔 제조업을 키우는 양방향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을 살리겠다는 ‘매뉴팩처 서울’ 정책 방향은 틀리지 않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의 전통 제조업은 인프라가 상당히 취약해진 상태”라며 “시 지원만으로 영세 업체들의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면밀한 시장 분석을 통해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제조업을 민·관 합동으로 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환용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비슷한 업종을 모아 집적 효과를 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선표/강경민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