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순 회장 "코끼리밥솥 밀어낸 쿠쿠처럼 탑텐으로 유니클로 독주 막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토종 SPA브랜드로 의류시장 돌풍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황소개구리에 먹혀죽느니 '맞짱 떠보자' 절박함 가져
기본 의류에 집중하고 값은 20~30% 저렴하게
"올해 매장 100개 돌파…2017년 중국시장 진출"
황소개구리에 먹혀죽느니 '맞짱 떠보자' 절박함 가져
기본 의류에 집중하고 값은 20~30% 저렴하게
"올해 매장 100개 돌파…2017년 중국시장 진출"
“탑텐이 유니클로보다 더 싸고 좋은 옷이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습니다. 삼성 TV가 소니를 이겼고, 쿠쿠가 코끼리밥솥을 밀어낸 것처럼 말이죠.”
토종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탑텐’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62·사진). 서울 둔촌동 본사에서 만난 염 회장은 “수십년의 경험을 가진 유니클로를 따라잡는 건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지만 반드시 해낼 것”이라는 의욕을 내비쳤다.
일본 유니클로는 스웨덴 H&M, 스페인 자라 등과 함께 최근 패션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SPA시장의 선두주자다. 탑텐은 2012년 6월 서울 대학로점에서 출발한 후발주자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토종 SPA의 간판주자’로 평가받는다. 지난 한 해 77개 매장에서 1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장 100개, 매출 1800억원이 목표다. 올 매출이 1조원대로 예상되는 유니클로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지만 새내기 브랜드로는 눈에 띄는 고속 성장이다.
탑텐은 유니클로처럼 베이직 아이템(깔끔한 디자인의 기본 의류)에 집중하되 20~30% 싸게 판매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올 3·1절에는 ‘대한민국 만세’라는 문구를 내걸고 2만9900원짜리 바지를 9900원에 판매, 사흘 동안 6만장을 팔았다.
이 같은 가격경쟁력은 갭, 랄프로렌, 타깃, 올드네이비, 포에버21, 월마트 등과 거래하며 국내 대표적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의류회사로 성장하며 갖춘 것이다.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자체 공장에서 최신 디자인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염 회장은 “미얀마에 일찌감치 대규모로 투자해 티셔츠, 바지, 외투, 잡화 등 모든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소싱 기반을 갖췄다”며 “지금까지 ‘탑텐이 품질이 떨어진다’고 비난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염 회장이 SPA 사업을 결심한 건 2012년 초. 외국계 SPA가 급성장하면서 토종 브랜드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하던 때다. 그는 “SPA가 반짝 유행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판단했다”며 “가만히 있다가 황소개구리에게 먹혀 죽느니 ‘크게 맞짱을 떠보자’는 절박함을 갖고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만류했다. SPA는 철저히 직영점 형태로 운영되고 매장 면적이 작게는 330㎡, 큰 곳은 2000㎡를 넘는다. 소형 대리점 중심인 기존 의류매장과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다르고, 그만큼 투자비도 많이 든다. 하지만 염 회장은 초스피드로 밀어붙여 불과 석 달 만에 1호점을 열었다.
의류업계에서는 4년차로 접어든 탑텐이 안착 중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염 회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SPA는 철저히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사업”이라며 “매장이 300개는 넘어야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염 회장은 “2017년께 탑텐을 중국에 진출시켜 외국에서 돈 벌어오는 토종 SPA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염 회장은 서강대 외교학과를 나와 1983년 가방·텐트 OEM 기업인 가나안상사를 창업했다. 1990년대 후반 아이찜이라는 자체 개발 학생가방 브랜드로 성공을 거둔 뒤 2002년 대우 계열사였던 신성통상을 인수했다.
글=임현우 기자/사진=정동헌 기자 tardis@hankyung.com
토종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탑텐’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62·사진). 서울 둔촌동 본사에서 만난 염 회장은 “수십년의 경험을 가진 유니클로를 따라잡는 건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지만 반드시 해낼 것”이라는 의욕을 내비쳤다.
일본 유니클로는 스웨덴 H&M, 스페인 자라 등과 함께 최근 패션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SPA시장의 선두주자다. 탑텐은 2012년 6월 서울 대학로점에서 출발한 후발주자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토종 SPA의 간판주자’로 평가받는다. 지난 한 해 77개 매장에서 1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장 100개, 매출 1800억원이 목표다. 올 매출이 1조원대로 예상되는 유니클로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지만 새내기 브랜드로는 눈에 띄는 고속 성장이다.
탑텐은 유니클로처럼 베이직 아이템(깔끔한 디자인의 기본 의류)에 집중하되 20~30% 싸게 판매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올 3·1절에는 ‘대한민국 만세’라는 문구를 내걸고 2만9900원짜리 바지를 9900원에 판매, 사흘 동안 6만장을 팔았다.
이 같은 가격경쟁력은 갭, 랄프로렌, 타깃, 올드네이비, 포에버21, 월마트 등과 거래하며 국내 대표적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의류회사로 성장하며 갖춘 것이다.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자체 공장에서 최신 디자인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염 회장은 “미얀마에 일찌감치 대규모로 투자해 티셔츠, 바지, 외투, 잡화 등 모든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소싱 기반을 갖췄다”며 “지금까지 ‘탑텐이 품질이 떨어진다’고 비난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염 회장이 SPA 사업을 결심한 건 2012년 초. 외국계 SPA가 급성장하면서 토종 브랜드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하던 때다. 그는 “SPA가 반짝 유행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판단했다”며 “가만히 있다가 황소개구리에게 먹혀 죽느니 ‘크게 맞짱을 떠보자’는 절박함을 갖고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만류했다. SPA는 철저히 직영점 형태로 운영되고 매장 면적이 작게는 330㎡, 큰 곳은 2000㎡를 넘는다. 소형 대리점 중심인 기존 의류매장과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다르고, 그만큼 투자비도 많이 든다. 하지만 염 회장은 초스피드로 밀어붙여 불과 석 달 만에 1호점을 열었다.
의류업계에서는 4년차로 접어든 탑텐이 안착 중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염 회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SPA는 철저히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사업”이라며 “매장이 300개는 넘어야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염 회장은 “2017년께 탑텐을 중국에 진출시켜 외국에서 돈 벌어오는 토종 SPA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염 회장은 서강대 외교학과를 나와 1983년 가방·텐트 OEM 기업인 가나안상사를 창업했다. 1990년대 후반 아이찜이라는 자체 개발 학생가방 브랜드로 성공을 거둔 뒤 2002년 대우 계열사였던 신성통상을 인수했다.
글=임현우 기자/사진=정동헌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