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가속에도 흔들림 없이 편안

주행 중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나면 브레이크를 살짝만 밟아도 차량이 급정거한다. 계기판에도 불빛이 들어와 충돌 위험을 알려준다. 위험을 미리 감지한다는 뜻에서 ‘프리 세이프(사전 안전)’라는 이름이 붙은 안전 강화 기능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400 4매틱 인텔리전트 드라이브에 장착된 안전 기능은 이 밖에도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서울과 대구 시내에서, 그리고 다시 대구에서 서울까지 달리면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이런 안전 기능들이었다.
처음에는 무심코 차선을 바꾸다가 핸들이 부르르 떨려서 놀라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깜빡이를 의식적으로 작동시키게 됐다. 그런 과정에서 안전 운전 습관을 더 높일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차량 설계자의 배려가 느껴졌다.

시속 100㎞ 아래에선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다. 100㎞/h를 넘는 고속 주행 시에도 동승자와 대화하는 데 거의 무리가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 동승자는 “차가 도로 위에 살짝 떠 있는 상태에서 달리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흔들림이 적다”고 표현했다.
4매틱은 벤츠의 4륜구동 시스템을 뜻한다. E400 4매틱은 앞바퀴에 동력의 45%, 뒷바퀴에 55%를 배분한다. 네 바퀴가 모두 지면을 꽉 잡고 달리는 것처럼 안정감이 느껴진다. 가속할 때는 엔진이 굉음을 내거나 몸이 뒤로 확 젖혀지는 것처럼 티가 나진 않지만 속도계는 쭉쭉 올라간다. 100㎞/h로 달리다가 앞 차를 추월하기 위해 액셀을 좀 세게 밟았더니 2~3초 만에 150㎞/h를 넘어가버렸다.
공인 복합연비는 L당 9.3㎞. 고속도로에선 13㎞/L까지 나왔다. 계기판에 가속·주행·제동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효율성을 보여주는 화면도 있어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단점으로는 내비게이션과 에어컨을 지적할 수 있다. 주소로 찾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이름이나 장소로 검색하면 목적지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있었다. 냉방 성능도 국산차에 비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