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MICE 산업의 미래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밝지 않다. 작은 내수시장, 제조업 우선의 정부 정책, 서비스업에 대한 인식 부족, 낮은 부가가치 생산성 등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요소가 너무 많다. MICE가 해외로 나가 시장을 확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물론 부가가치의 해외 유출이라는 우려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여건이나 해외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글로벌화가 실(失)보다 득(得)이 더 많은 게임임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은 이미 해외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대형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과 노하우는 국제협력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
MICE의 글로벌화를 통해 한류 열풍의 확산, 외래관광객 유치라는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 자동차, 전자 등 제조업이 과감한 개방과 해외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나갔듯이 이제 MICE도 과감히 밖으로 나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해외에서 전시회를 직접 개최하는 등 글로벌화에 나선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 이런 시도는 일부에 그치고 있고 눈에 띄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인적 자원의 우수성, 문화와 인종을 초월한 감성문화요소 등 우리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뉴얼화, 국제표준화 시도가 필요하다. 아울러 한국관광공사, KOTRA 등으로 구성된 정보협력체제를 구축,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정보 공유와 협력의 시스템만 갖춰지면 제조기업이 해외에서 개최하는 크고 작은 행사를 MICE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정부의 과감하고 세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해외 진출에 나서는 기업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은 물론 우수 인력 확보 등 기업의 현지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세심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하는 공적개발원조(ODA) 활동에 MICE를 추가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국제교역 2조달러’ ‘국민소득 5만달러 시대’를 지향하는 한국에 MICE가 새로운 성장동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