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우의 현장분석] 국내 자전거 시장 年 5000억 규모 급성장했지만…
자전거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전국 주요 자전거도로는 자전거족(族)으로 붐빈다. 레저 스포츠형 자전거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자전거 산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국내 자전거 시장 규모는 연 5000억원 정도로 업계에선 추산한다. 3년 전 3900억원에 비해 30%가량 커졌다. 젊은 층이 주도하던 소비시장에 구매력이 강한 중장년층이 가세하면서 고가형 제품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판매량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판매량은 2010년 200만대 수준에서 3년 새 40% 이상 증가해 2013년엔 280만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자전거 인구가 1000만명을 넘고 자전거 산업은 매년 고속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도 국내 자전거 업체의 경쟁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자전거 시장은 대표적인 과점시장이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 참좋은레져 등 소수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70%를 넘는다.

문제는 비정상적인 역수입 현상에 있다. 2000년대 들어 주요 자전거 기업들이 국내 생산을 포기하고 인건비가 싼 중국, 대만 등으로 생산설비를 이전했다. 해외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든 자전거들이 토종 브랜드를 단 채 국내 시장으로 역수입돼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0년 국내 자전거 판매량은 185만대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83만대가 수입품으로 국내산은 2만대 수준에 불과했다. 2003년까지만 해도 국내 생산량은 47만4000대에 달했다.

그 결과 자전거 국내 제작능력을 상실한 것은 물론 핵심 기술에 대한 정보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요 기업이 해외 공장으로 떠나자 관련 부품업체까지 찾아보기 힘들게 됐고, 국내에선 자전거 조립 및 생산능력을 잃은 지 오래다. 해외 공장이 연구개발(R&D) 중심인 탓에 기술력 유출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국내 자전거 보급률은 27.6% 수준이다. 독일(87.3%)과 네덜란드(98.3%) 등 유럽 주요 국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데다 일본(67.8%)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국내 자전거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큰 이유다.

김창율 한국스포츠산업협회 이사는 “인구가 고령화되고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가 확산되면서 국내 자전거 시장의 발전 가능성은 아주 크지만 해외 공장 위주로 제작원가를 낮추는 저가 전략만으로는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종 브랜드의 탄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화스포츠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