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해외법인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6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 지난해 3월 1803억원을 조달한 이후 1년여 만에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신주 50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예정 발행가는 5만2900원으로 할인율 25%를 적용했다.

오는 7월13~14일 구주주 청약을 진행한 뒤 실권 물량에 대해 일반 청약을 받는다. 납입일은 7월21일이다. 최종 조달금액은 1, 2차 발행가 산정을 통해 7월8일 확정된다.

증자자금 가운데 232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325억원은 상하이법인 출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상하이법인은 현지에 제2공장을 짓기 위해 주주배정 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주식담보대출 등 고금리로 끌어온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도 일부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주식 1306만여주를 담보로 동부증권과 KDB대우증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지난해 매출 1조2110억원, 영업이익 1287억원을 올렸지만 파생상품 평가손실 탓에 220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5% 수준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앞서 지난달 정관 변경을 통해 수권자본(주식 발행한도)을 2000만주에서 6000만주로 확대하며 유상증자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