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은 미국 뉴욕주립대 드라마스쿨 출신 배우이자 작가인 도나 무어(사진)가 대본을 쓴 뮤지컬 ‘쿠거 카바레’다. 이 작품을 각색한 ‘쿠거’는 2012년 처음으로 미국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고, 300회 연속 매진 기록을 세웠다. 최근 방한한 무어를 만나 ‘쿠거’를 쓰게 된 배경을 물었다.
“TV쇼를 보는데 연하남을 만나는 중년여성을 ‘쿠거’라고 부르더라고요. 나이 많은 남자가 젊은 여자를 만나는 것은 그냥 ‘남자’라고 하면서 말이죠. 쿠거 현상에 반기를 들고 싶었어요.”
당시 무어의 나이는 43세였다. 이혼한 여자로 두 딸이 있고 배우가 꿈이었다는 점에서 주인공 릴리와 닮았다. 그는 “한때 아홉 살 연하의 배구선수와 연애를 했다는 점도 비슷하다”며 웃었다.
뮤지컬은 중년 여성이 젊은 남자들과의 사랑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설정은 ‘19금’이지만 결론은 건전하다. 자신을 더 사랑하라는 것. 무어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으려 했지만 결국은 여성들이 자신을 더 사랑하고 ‘세이 예스(say yes)’라고 외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중 릴리가 사랑하는 남자 벅을 떠나보내고 홀로서기에 도전하는 이유다. 그는 ‘쿠거’에 치유의 힘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작품을 본 중년 여성들이 극장 밖으로 나가면서 춤을 추더라고요. 뮤지컬을 통해 여성들이 조금은 자유로워졌다는 느낌을 받았죠. 더 많은 중년 여성들이 이런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