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과 비슷한 年5%대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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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한 회사채(180회)는 지난달 30일 장내 일반채권시장에서 연 5.9% 안팎의 금리로 1억4000만원어치가 거래됐다. 잔존 만기 2년2개월인 이 채권의 유통금리는 작년 4월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연 19%까지 치솟았다. 1년 새 유통금리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유통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은 액면 1만원당 6600원대에서 9900원으로 50%가량 뛰었다. 이 채권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BB’(한국신용평가 기준)다. 2012년 7월 발행 당시 현대상선 신용등급은 ‘A’로 지금보다 6단계 위였다. 액면 1만원당 580원(연 5.8%)의 이자를 지급한다.
다른 투기등급 채권의 유통금리도 올 들어 급락세(가격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부메탈이 발행한 부동산담보채권(신용등급 CCC)은 최근 연 5.8%(잔존 만기 9개월), 동부팜한농 회사채(BB+)는 연 5.1%(2년5개월), 리딩투자증권(BB) 회사채는 연 5.8%(6개월) 수준에 거래됐다. 대부분 이달 들어 연 6% 선을 깨고 내려왔다.
연기금과 보험,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주로 장외시장에서 건당 100억원 단위로 채권을 거래한다. 거래 대상은 A급 이상 우량 신용등급 회사채가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장내 채권시장에는 투기등급인 BBB급 이하 채권이 많으며 주로 개인들이 거래한다.
고위험 채권값이 치솟으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신용등급이 ‘A+’로 우량한 JB금융지주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이 연 5.9% 수준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투기등급 채권이 같은 수준에 매매되는 것은 과열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증권사 신용분석 연구원은 “일부 투기등급 기업들의 채권 유통금리가 과도하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