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에서 승리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의 아버지 메이웨더 시니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해준 것은 본인의 노력 뿐 아니라 메이웨더 시니어 3형제의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47 전 전승의 '무패 복서' 메이웨더 주니어는 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기구(WBO)·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8체급 석권의 '전설' 매니 파키아오(37·필리핀)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었다.

이로써 메이웨더는 오스카 델라 호야(미국), 리키 해튼(영국),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멕시코) 등 강자를 누른 데 이어 마지막 남은 맞수까지 꺾으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로 올라섰다.

이날 그의 뒤를 지킨 것은 아버지 메이웨더 시니어. 복서였던 메이웨더 시니어는 1978년 9월 당시 복싱계의 신성이던 슈거레이 레너드(미국)와의 결전에서 TKO패한뒤 타이틀과 멀어졌다.

메이웨더 시니어의 동생 로저 메이웨더는 형에게서 배운 방어 능력에 강력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갖춘 선수였다. 그는 WBA 슈퍼페더급, WBC 라이트웰터급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이를 모두 1년 여만에 다른 선수에게 내주고 말았다.

막내 제프 메이웨더 역시 역사를 쓰기에는 2% 부족했다. 이들은 메이웨더 주니어에게 자신들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했다.

아버지는 기본기와 아웃복싱의 기초를, 삼촌들은 아버지가 갖추지 못했던 '한 방'을 내지르는 법을 메이웨더 쥬니어에게 각인시켰다.

1996년 프로로 전향한 메이웨더는 이후 47전 전승을 달리며 동시대 최강자 대열에 합류한다. 그리고 이날 파키아오마저 무릎꿇리며 48전 무패까지 내달렸다. 메이웨더 주니어가 메이웨더 '가문의 영광'을 이룬 셈이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메이웨더 주니어는 "나는 계산적인 파이터인 반면 파키아오는 거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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