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공동물류센터 운영자인 한국로지스풀의 박원균 센터장(왼쪽)과 서용기 물류본부장이 물류센터 운영 방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남동공동물류센터 운영자인 한국로지스풀의 박원균 센터장(왼쪽)과 서용기 물류본부장이 물류센터 운영 방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인천 남동산업단지에 있는 한성시스템(대표 한순애). 가구 부품을 만들어 한샘 리바트 등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의 고민은 물류창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체 창고를 지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 지역 땅값이 3.3㎡당 500만~700만원에 이르러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인천의 변두리였던 남동산업단지가 인근에 송도신도시 등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도심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정병두 한성시스템 상무는 “660㎡ 정도의 창고를 마련하려고 해도 땅값만 10억원이 훌쩍 넘을 뿐 아니라 경기변동에 따라 수주량 변화가 많아 자체 창고 마련이 쉽지 않다”고 3일 말했다. 남동산업단지에 있는 6269개(근로자 8만5500여명) 중소기업의 공통된 고민이다.

한성시스템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이웃에 들어선 남동공동물류센터를 이용하면서부터다. 이곳엔 하루에 11t 트럭 30~40대가 드나든다. 수출품이나 수입 원자재 등이 보관돼 있다가 반출된다. 2010년 말 준공된 이 센터는 4년여 만에 인천지역 중소기업의 핵심 물류시설로 자리 잡았다.

남동공동물류센터는 산업단지공단이 남동산단 입주사들의 원활한 물류 지원과 구조고도화 촉진을 위해 투자한 시설이다. 박동철 산단공 인천본부장은 “총 사업비 289억원을 들여 연건평 1만4000여㎡ 규모로 건립한 이 시설은 물류비 절감과 신속한 제품 운송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동산단엔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데다 한정된 공간에 입주기업이 늘어나면서 창고 등 물류시설을 지을 땅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이 시설 운영회사 한국로지스풀의 서용기 물류본부장은 “현재 보관된 물품은 기계 전기제품 생필품 등 수천종에 이르며 약 1700억원어치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화설비를 제조 수출하는 일성자동화시스템을 비롯해 붙박이장을 만드는 한성시스템 등이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물류센터는 인천지역 산업단지 변신의 한 사례다. 물류센터 바로 옆에는 지상 6층~지하 1층, 연건평 2만8000여㎡ 규모의 성강지식산업센터가 건립돼 새한초경공구 태승산업 하이퍼플렉스 등 80개 중소기업이 정밀제품을 만들고 있다. 정밀금형 유압기기 자동차엔진부품 등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구로디지털밸리와는 달리 남동산단에는 지식산업센터가 드물었는데 공장용지 부족과 부지가격 상승으로 지식산업센터형 공장 수요가 늘고 있다.

남동산단 저수지 부근에는 올 상반기 완공 예정으로 도금업체 40여개가 입주하는 청정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선다. 연건평이 2만8000여㎡에 이른다. 지식산업센터 옆에는 근로자복지타운 건립도 추진 중이다. 128실 규모의 기숙사와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올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주안 및 부평산단의 환경 개선을 위해 인쇄회로기판 집적시설, 근로자 문화 및 편의시설 건립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