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중국 후이저우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준법경영 서약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 후이저우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준법경영 서약을 하고 있다.
삼성은 준법경영을 모토로 각 조직에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조직을 두는 등 투명한 경영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은 ‘준법경영 선언’을 통해 준법경영 실천을 위한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준법문화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것을 기업경영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경영방침은 2011년 4월25일 ‘준법경영선포식’을 개최하면서 수립됐다. 삼성의 12개 주요 계열사는 선포식을 통해 준법경영 원칙을 세웠다.

최지성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현 미래전략실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불공정 거래행위, 환경안전 기준 미준수 등으로 경제적 손실을 입을 뿐 아니라 고객의 신뢰까지 잃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사태들은 경우에 따라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은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준법경영선포식을 기점으로 앞으로 모든 위법한 행위에 대해 철저히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준법경영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가치 올리는 투명경영] 내부통제 조직 강화해 '준법경영' 실천
2013년부터는 회사 평가 및 임원 평가에 준법지수를 반영하고 있다. 계열사별 준법경영 운영수준을 평가하는 회사 평가는 최고경영자(CEO)의 준법경영 의지, 조직체계, 경영활동을 지수화해 반영한다. 임원평가는 해당 임원이나 담당하고 있는 부서원의 준법프로그램 참여 여부를 평가하고, 자발적 준법경영 활동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부과한다.

거래 관계에 대해서도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은 2012년부터 시스템통합(SI), 광고, 건설, 물류 등 4개 업종에 대해 경쟁 입찰을 확대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이외의 회사들에도 더 많은 사업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SI는 일부 보안상 불가피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모두 외부 기업에 맡기고 있다. 광고, 건설, 물류는 기본적으로 모두 경쟁입찰을 한다.

삼성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서도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에 대해서는 내부거래위원회를 통해 적정성 여부를 검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 등의 의혹을 살 수 있는 불필요한 내부 거래를 줄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의 계열사가 내부거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매년 협력업체들과 ‘상생협력 소통의 장’ 행사를 열고 있다. 1, 2차 협력사 500여곳과 함께하는 이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투명경영과 준법경영 실천을 강조한다. 해외 분쟁광물 사용 금지 등 협력업체들이 알아야 할 주요 정보를 전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상생협력센터라는 별도의 조직을 만들고 부사장급이 조직장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영관련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투명경영과 관련된 최신 이슈에 대해 설명도 해준다. 지난해에는 사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노동관계법과 세무, 공정거래법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환경 등에 대한 정보 교류의 시간을 열었다.

또 안전경영 실천을 위해 화재 등 산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유형별 사전 예방안 수립과 사고 발생시 초동 대처 요령에 대한 설명회도 진행했다. 협력사의 화재 예방과 환경안전 시설에 대한 안정성 확보를 위해 방재, 안전, 환경, 보건, 전기, 냉동기, 저수조 등에 대한 ‘환경안전 집중관리 매뉴얼’과 ‘환경안전 100대 체크리스트’ 책자를 협력사에 배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의 소통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삼성전자 경영진이 1, 2차 협력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간담회를 실시하는 ‘소통 대장정’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인한 협력사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CEO, 사업부장, 협력사 대표가 참여하는 ‘상생협력 워크숍’에서 함께 토론하고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부사장은 “원칙과 기준 준수, 환경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협력업체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정보 공유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영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실천과제”라고 강조했다. 삼성 관계자는 “전 세계 시장에서 삼성이 갖고 있는 입지에 걸맞게 세계 최고 수준의 투명경영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