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올리는 투명경영] 지배구조 개선 가속도…내년까지 지주사 체제 완료

한진그룹

대한항공 운항훈련원 교관들이 지난해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4년 대한민국 교육기부 행복박람회’에 참가해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진그룹이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한진그룹은 2013년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설립했다. 대주주가 자본 투입 없이 계열사를 지배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과거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대한항공→정석기업→(주)한진→대한항공의 순환출자 형태였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대주주가 정석기업을 지배하고, 정석기업이 한진을, 한진이 대한항공을 지배하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정석기업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한 것이다.

지주회사체제 개편을 위해 한진그룹은 우선 대한항공을 투자 부분을 담당하는 한진칼과 기존 항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대한항공으로 분할시켰다. 투자사업부문을 기존 항공사업과 분리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함으로써 자회사 관리 및 신규사업투자 역할에 집중하게 한 것이다. 현행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주식을 20% 이상 확보해야 한다. 한진그룹은 이 조건을 맞추기 위해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식을 바꾸는 형태로 유상증자를 했다.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20% 이하에서 32.24%로 늘어났다.

또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어 한진칼과 자회사인 정석기업 합병을 결정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주)한진은 한진칼의 자회사가 되며, (주)한진의 물류 자회사들은 한진칼의 증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변화한다. 따라서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100% 증손회사 이외의 계열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하는 현행법상 행위제한규정을 어기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한진칼→정석기업→(주)한진→(주)한진 자회사로 이어지는 4단계 지배구조가 한진칼→(주)한진→(주)한진 자회사 등 3단계로 개편되면서 증손회사가 사라진다.

한진그룹의 지주사 개편을 완성하기 위해선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우선 지주회사체제에서 계열회사 간 주식 소유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오는 7월 말까지 (주)한진이 갖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8%)을 처분해야 한다. 더불어 대한항공의 한진칼 자회사 편입일인 2014년 11월11일 이후 2년 뒤인 2016년 11월10일까지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대한항공을 통해 지배하고 있는 한진칼의 손자회사인 한진해운과 한진정보통신이 자회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증손회사 100% 지분 보유 규정에 따라 한진해운 자회사 및 한진정보통신 자회사에 대한 지분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진그룹은 지주사 설립 2년이 되는 오는 7월 말까지 주요한 법적인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하고 2016년 11월까지 모든 법적인 요건을 해결해 지주사 개편을 완성하고 보다 투명한 경영으로 기업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