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SK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6일 국내 증시의 급락 상황에 대해 "유럽의 그리스 문제와 미국의 무역적자 탓에 선진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영향 때문"이라며 "특히 독일과 미국 국채 등 비교적 안전자산의 금리인상(채권하락)으로 유동성 랠리가 타격을 받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오는 8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의 결과가 매우 중요해졌다"면서 "고용지표 발표 이전까지 뚜렷한 상승 모멘텀(동력)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관망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럽증시의 조정은 그리스 문제 때문인데 IMF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채권단에 그리스 채무 일부를 탕감해 줄 것을 압박했으며 채권단 내에서 의견 불일치까지 번져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미국의 경우 무역적자가 증시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는데 3월 무역적자는 514억 달러를 기록해 당초 예상 수준인 420억 달러를 크게 밑돌았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를 비롯해 빌 게이츠, 워렌 버핏 등의 최근 '버블(거품) 발언' 역시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이 연구원은 "빌 그로스는 독일국채에 일생의 숏(short) 기회가 왔다면서 채권과 주식 모두 랠리가 마감될 것이라고 발언했고, 빌 게이츠와 버핏도 각각 '초저금리로 세계 자산에 버블이 형성됐다', '채권·주식·부동산 모두 금리인상 이후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라고 전했다.

그는 "한 마디로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를 두고 '금리인상에 따른 신용공급 축소 우려'라고 정리할 수 있다"면서 "국내 기관 역시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직까지 부정적이지 않지만 펀드 환매가 잇따르면서 악재에 민감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에 발표 예정인 미국 고용지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이후 시장 대응에 나서야 할 시기라고 이 연구원은 판단했다.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하반기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져서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