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이후 전세계 금리 상승 동조화 현상이 불거졌으나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 금융권에서 나왔다.

특히 채권 수급 등 요인에 따라 이달까지는 금리 상승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국의 금리 상승 동조화 흐름은 독일 국채의 거품(버블) 논란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21일 채권왕 빌 그로스가 자신의 블로그에 독일 1년 만기 국채 매도가 일생일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독일 국채 매도에 불을 지피면서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달 20일 연 0.075%였으나 2주 동안 0.38%포인트나 뛰어 연 0.453%를 나타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0.03%포인트 오른 연 2.14%,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5%포인트 상승한 연 2.88%를 각각 기록했다.

국내 채권금리도 선진국 채권금리 상승 영향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등으로 최근 11거래일간 상승했다.

이날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73%포인트 오른 연 1.969%로 마감했다.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194%로 0.094%포인트나 뛰었고 10년물 금리는 0.083%포인트 오른 연 2.569%를 나타냈다.

3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0일 연 1.693%에서 0.276%포인트나 뛰었다.

10년짜리 국채 금리도 올해 최저치인 연 2.068%와 비교하면 0.501%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독일과 미국의 금리 상승 영향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약화가 투자심리를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외국인투자자의 채권 매도로 자금 이탈 우려가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정경희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이날 국채 채권금리 상승은 장외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팔자에 나서면서, 해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진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금리 상승 동조화 현상은 장기화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금리 상승을 촉발한 독일의 금리 급등세는 곧 진정될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더라도 완만한 형태의 경기를 반영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리 상승은 국채 버블 논란에서 시작된 만큼 독일 국채 금리의 저점 인식을 강화해준 성격이 강하며 유로존의 국채 수급 측면에서 다음 달에 순공급이 줄어들어 다시 매수우위 환경으로 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채권금리의 상승세도 이달 중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전후까지 유지되다가 독일 금리 향방에 따라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 팀장은 "국내 채권 금리도 이달 금통위 전까지 상승 압력을 받겠으나, 독일 등 선진국 금리 움직임을 보면서 상승을 멈출 것"이라며 "국내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원화 강세 부담이 다시 금리 하락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리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수출 실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임박해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팀장은 "최근 채권시장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과도하게 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채권금리는 최근 단기간 오르면서 정상화된 측면이 있으나,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윤 팀장은 다만 "채권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시점은 아니다"라고 신중하게 말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 금리 상승장은 6월 초께 진정될 것"이라며 "이달에는 세계적으로 금리 상승세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데다 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물량이 많아 수급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은 금리 상승이 추세적이지 않다는 전망에서는 금리가 오를 때 낙폭이 컸던 건설과 가정용품, 헬스케어, 음식료 등 업종의 주식에 역발상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