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샤를 합시다2' 출생의 비밀도 불륜도 없다…하지만 함께 먹는 밥맛이 있다
“혼자 사세요? 밥 같이 먹어요!”

tvN 월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는 말 그대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밥을 같이 먹는 이야기’를 담았다. 시즌1은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6부작 목요 드라마로 방영됐다. 시즌2부터는 주 2회 월화 드라마로 편성돼 지난달 초부터 전파를 탔다.

드라마에 출생의 비밀이나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는 없다.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애정관계도 비중이 크지 않다. 대신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표현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일 방영된 10회는 시청률 3.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시즌2 방영분 중 가장 높았다. 케이블TV 드라마로는 높은 시청률이다.

‘식샤를 합시다2’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매회 방송이 나갈 때마다 극중에 나온 음식의 조리법이 인기 검색어에 오른다. 하나카드는 음식업종 할인 혜택 위주의 카드 상품을 새로 내놓으면서 ‘식샤를 합시다’란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드라마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비결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삶의 모습을 소박하게 풀어가기 때문이다. 시즌1과 2 모두 1인 가구 이야기다. 시즌1에서는 이혼 후 혼자가 된 여성, 자취 9년차인 직장인,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혼자 나와 살게 된 대학생이 주인공이다. 시즌2는 한국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인 세종시가 무대다. 등장인물이 대변하는 1인 가구 유형도 다양해졌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이면서도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 일거리를 잡기 위해 고전하는 작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뒤 지방으로 발령 나서 혼자 살게 된 사무관 등이 나온다. 기러기 아빠와 혼자 사는 노인도 이웃으로 등장한다.

‘먹방’(먹는 방송)과 파워블로거 등 트렌디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시즌2의 주인공 구대영(윤두준 분)은 보험 영업일을 하는 30대 직장인이다. 혼자 살아서 식사는 주로 밖에서 해결한다. 매일 맛집에서 식사하고 인터넷에 맛집 정보를 올려 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파워블로거다. 드라마에 나오는 블로그는 실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한 블로거가 운영하고 있다. 음식 사진 대신 빈 그릇만 올려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먹방’용 음식은 탕수육 등 배달음식 외에도 제철음식이 많다. 자연스러운 장면을 위해 촬영장에서 요리한 음식들을 쓴다. 한 가지 음식을 먹는 장면은 한 번에 촬영하는 원칙도 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촬영하면 배우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다양한 1인 가구의 생활상을 사실감 있게 그린다. 혼자 사는 드라마 작가진의 실제 경험이 우러나온 덕분이다. 일을 끝마치고 집에 돌아와 로봇청소기를 보며 혼잣말하는 직장인이나, 음식이 너무 많이 남아 처리를 어떻게 할지 곤란해하는 모습 등은 혼자 살아 본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부분이다.

1인 가구를 서글프고 외롭게만 그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웃끼리 식사를 함께하며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장면이 많다. 제목의 ‘식샤’도 드라마 분위기를 반영한다. 허구연 야구 해설위원의 발음에서 따왔다. 연출을 맡은 박준화 PD는 “허 위원이 경기를 해설하던 중 ‘식사’를 ‘식샤’로 발음하는 데 정감이 느껴졌다”며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며 말을 거는 것 같은 제목을 쓰고 싶어 식사를 ‘식샤’로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