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삼성전자 보유주식 수는 연말 기준 24만5000주로, 같은 해 6월 말 29만3500주보다 4만8500주 줄었다. 작년 7~12월 중 주식을 팔았다는 의미다.
매도 규모는 정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16.5%에 해당한다. 작년 하반기 평균 주가(124만2000원)로 계산하면 602억4000만원이다. 매각 후 정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은 0.16%이며, 8일 종가 기준 3278억원 규모다.
정 부회장은 주식 보유 현황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특수관계인’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투자자 이해 제고 차원에서 참고사항으로 보유현황을 기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수량이 드러난 건 2011년 반기보고서에서부터다. 이번 매도 이전에는 보유주식 수 변동이 한 번도 없었다.
주식 매각 배경에 대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지분 승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 부회장이 어머니인 이 회장의 신세계 및 이마트 지분 각 7.32%를 물려받게 되면 수천억원의 증여세를 내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서다.
신세계그룹 고위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가 아닌 다른 회사의 지분을 판 것인 데다 개인 재산을 처분한 것이라 아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삼성전자 지분을) 팔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