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일요일인 10일 저녁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은 중국의 경기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은 작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두 차례씩 인하했다. 그럼에도 실물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요일 저녁 전격 기준금리 인하

"7% 성장률 반드시 사수"…중국, 추가 돈풀기 나설 듯
인민은행은 작년 11월22일 기준금리를 처음 인하할 때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용이 아니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 하락에 따른 실질금리 상승을 교정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중성적 조작’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때만 해도 중국의 실물경기가 이르면 4분기 또는 늦어도 올 1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실물경기는 인민은행의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작년 3분기 7.3%였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분기 7.3%를 유지했다. 그러다 올 1분기 들어서 7.0%로 뚝 떨어졌다. 인민은행은 작년 11월 이후 단행한 통화완화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월 들어서도 경기는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48.3%(전년 동월 대비) 급증했던 수출이 3월 들어 14.6% 감소하더니 지난달에도 6.2% 줄어들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 역시 1.5%(전년 동월 대비)로 8개월째 1%대에 머물러 있다.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한 연간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3.0%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수출이 내수 부진을 완충해주는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수출엔진마저 꺼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 완화정책 나올 것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실물경기가 당장 회복세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국영 연구기관인 국가정보센터(SIC)는 최근 발간한 연구 보고서에서 “구조개혁 정책의 영향으로 2분기 경제성장률은 1분기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관은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6.8%로 제시했다. 한국은행 베이징 사무소도 “하반기는 돼야 통화완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추가 조치를 전망하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에버브라이트증권의 쉬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인플레이션율도 낮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것은 매우 가벼운(mild) 수준으로 인민은행이 곧바로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